벌써 '버블' 걱정?…활기 띠는 베트남 부동산 시장

김경은 기자I 2018.03.14 06:00:00

[폭풍성장 베트남 리포트 ⑥]
호치민시 새 회사 40%가 부동산 기업
높아진 소비수준 따라 도시개발 '빅뱅'
다낭 등 일부 지역 땅값 두 배 이상 급등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경남 랜드마크72 상층부에서 내려다본 전경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경남 랜드마크72는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72층의 초고층 건물이다.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주거용 아파트가 함께 들어선 경남 랜드마크72는 하노이 신도심에 위치해 현재 주변 부지도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 국유지로 개발계획을 마쳤으나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빈 공터가 곳곳에 남아있다. 베트남 정부의 재정적자와 높은 공공부채 탓에 시공이 미뤄지고 있는 탓이다.

민간으로 눈을 돌리면 지난해 말 기준 호치민의 신규법인 중 40% 이상이 부동산 기업으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다시 버블 논쟁이 불붙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현대화된지 이제 겨우 10년이 조금 넘는다. 하지만 이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버블이 꺼지면서 부침을 겪었다. 한창 물오른 신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경남아파트의 시세도 이제 겨우 분양가를 회복한 수준이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15년 외국인 투자 허용 법안 발효를 기점으로 급등하면서 ‘버블 위기론’도 다시 피어올랐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낙관론자들은 베트남의 최근 긍정적인 거시경제 지표, 베트남 현지인들의 강한 주택 구매욕구, 평균 소득수준 향상,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등을 이유로 든다.

또 고가 아파트 공급물량이 급등한 탓에 지난해 소폭 조정을 보였지만 서민 주택 수요가 늘어나고 이 부분에 대한 공급은 없어 여전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관광객이 급격히 늘고 있고 지속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한 가격 급등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베트남 부동산업자협회(VAR)에 따르면 나트랑 (Nha Trang)이나 다낭(Da Nang) 등은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나트랑의 중심부의 평균 부동산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라 1㎡당 1만3500달러를, 다낭의 중부 린찌에우(Lien Chieu) 지역 역시 수요와 가격 급등이 맞물려 지난해 1㎡당 800달러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징후가 낙관적인 메콩 삼각주 지역에서도 30%에서 100% 이상 가격이 오른 곳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들어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늘어난 공급물량이 소화되지 않으면서 베트남 전체 시장의 부동산 가격은 보합 혹은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부동산 조사 리서치 기관인 세빌스(Savills) 베트남에 따르면 지난해 63개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공급량은 14% 증가, 평균 호가는 1㎡당 124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떨어졌다.

실제 고가 아파트 공실률에 대한 베트남 현지인들의 의구심은 높은 상태다. 외국인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아파트는 30%, 빌라는 10%의 비율이내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나머지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수요가 미진하다. 저렴한 인건비를 고려하면 현지인들은 2~3억원대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여력이 낮기 때문이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부동산개발업체들에 대한 은행대출의존을 줄이고 소규모 개발업체들에게 직접적 타격을 입히고 있는 점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급과잉과 정부의 대출규제로 급격한 상승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한편 베트남 건설부는 올해 서민형 저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 주택부문 성장률 목표치를 8.46~9.21%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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