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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미세먼지에…'클린' 가전 판매량 급증

경계영 기자I 2018.03.05 05:30:00

공청기 연간 150만대 육박…3년 새 3배↑
빨래 밖에서 못 말리자 의류 건조기도 불티
'LG 스타일러' 의류관리기에 삼성도 '도전장'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계절을 가리지 않고 미세먼지 ‘나쁨’ 상태가 계속되면서 공기청정기, 의류 건조기, 의류 관리기 등 건강과 환경을 관리해주는 ‘클린(clean)’ 가전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가장 주목 받는 제품은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공기청정기다. 4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25일까지)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5%, 126% 늘었다.

연간 시장 규모 역시 렌탈을 포함해 2014년 50만여대에서 지난해 140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3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핸 최대 200만대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5평형 미만 소형 공기청정기 비중은 지난해 평균 1%대에서 2월 현재 2.3%까지 올랐다. 가구당 1대 이상 구입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얘기다.

연간 1조원을 넘는 시장을 잡으려 가전업계도 잇따라 새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모듈형 큐브 디자인의 ‘삼성 큐브’를 선보였다. 집안에서 사람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이동시키는 데 착안해 상황과 용도에 따라 제품을 분리 혹은 결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벽에 걸 수 있는 ‘블루스카이 4000’도 내놓는다.

LG전자(066570)는 프리미엄 제품인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와 더불어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외산업체의 경우 스위스 브랜드인 아이큐에어와 스웨덴 블루에어, 일본 카도 등이 신제품을 내놨고 다이슨(dyson)도 다음달 ‘다이슨 퓨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의류 건조기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세먼지 때문에 외부에 빨래를 널어 말리는 대신 건조기를 사용하려는 수요가 반영됐다. 의류 건조기의 1월과 2월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67%, 76%에 이른다.

건조기가 냉장고·세탁기처럼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 시장 성장률이 최고 50%에 달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선보이며 압도적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LG전자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내놓는 등 선두를 굳히고 있다.

이를 따라잡으려는 삼성전자는 9㎏급이 주류인 건조기 시장에 이불까지 건조할 수 있는 14㎏짜리 대형 제품을 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대유위니아에 인수된 대우전자도 지난달 10㎏ 용량의 클라쎄 히트펌프 건조기를 내놨다. 밀레, 보쉬, 지멘스 등 주요 외산업체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외에 LG전자의 ‘스타일러’가 꽉 잡고 있는 의류 관리기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자 삼성전자도 의류 관리기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등은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던 계절 가전으로 분류됐지만 미세먼지가 한겨울에도 기승을 부리자 사철 가전으로 인식이 바뀌었다”며 “특히 건조기 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멀티형 제품이 출시돼 업체 간 차별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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