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쌈을 이름 앞에 둔 프랜차이즈는 많아도 족발을 내세운 체인점은 찾기 쉽지 않다. 재료·위생·맛 삼박자를 소비자와 보건당국에 공개할 만큼 체인사업화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족발 1호 프랜차이즈이자 국내 최대 족발 체인 장충동왕족발의 신신자(63) 대표는 가맹점주에서 프랜차이즈 사장이 된 특이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부러울 것 없는 가정주부…남편 사업 실패로 홀로 부산행
신 대표는 사업을 하던 남편과 함께 대전지역에서 나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걷고 있었다. 그는 “1995년 보증을 잘못 섰던 게 터졌다”며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돌이켰다. 사업이 무너지자 뒤처리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년간의 시간을 보내고 그는 대전이 아닌 부산 동래구에 혈혈단신으로 장충동왕족발을 개업한다. 신 대표는 “지금 같으면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보는 눈이 신경 쓰였다”고 그 이유를 고백했다. 가정주부에서 족발집 점주가 된 신 대표는 악착같이 사업을 꾸려 나갔다.
|
2001년 당시 프랜차이즈 본부에 의도치 않은 세금 관련 문제가 생겼다. 문제가 꼬이자 창업주가 신 대표에게 인수를 제안했다. 그렇게 신 대표는 전국 30여개 체인을 이끌게 됐다.
인수 이듬해 신 대표는 인생을 바꾸는 책을 한 권 접한다. 바로 존 라빈스의 ‘음식혁명’. 베스킨라빈스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존 라빈스는 어마어마한 유산을 포기하고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축산품 등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알리는 책을 집필했다.
|
신 대표는 “이 책을 읽고 ‘바른 먹거리’에 대해 성찰하게 됐다”며 “기존까지 당연하게 들어갔던 각종 인공감미료, 조미료 등을 빼거나 최소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 대표와 인터뷰 전 공장에서 막나온 족발과 보쌈, 김치를 직접 먹어보니 우리가 흔히 먹던 그것보다 확연히 담백하고 심심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우리가 그간 너무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 있었다”며 “이것이 진짜 본연의 맛”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려 하는 만큼 장충동왕족발의 사업확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에 있던 장충동왕족발 체인점이 결국 철수하고 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 대표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는 나름 강세지만 자극적인 맛이 즐비한 서울에서는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민했다.
또 다른 고민은 장충동왕족발에 대한 브랜드 이용권이다. 사실 ‘장충동왕족발’이란 브랜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캐릭터 혹은 대표 전화번호를 앞세워 브랜드를 알리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형국이다. 유사 장충동왕족발 체인점에 문제가 생기면 신 대표의 회사로 화살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신 대표의 체인사업은 꾸준히 성장했다. 체인점은 200여개까지 늘었다. 2008년에는 청주에 연건평 1만9834㎡(6000평) 규모 공장도 준공했다. 족발을 다루는 공장인 만큼 위생과 관련해선 최고의 시설을 구비했다. B2B(기업 간 거래)라는 호재도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위생을 중시하기 때문에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2008년부터 시작한 B2B 사업은 지난해 매출액 250억원 중 절반을 담당했다. 올해는 서울 재진입도 노리고 있다.
신 대표는 “제가 시대와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설사 제 대(代)에는 인정을 못 받을지는 몰라도 믿을 수 있는 음식을 소비자에게 대접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개과천선' 한국판 패리스 힐튼 서인영의 아파트[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300075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