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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에서 승차공유까지…'카풀'의 부활

박경훈 기자I 2017.02.14 05:00:00

우버·쏘카 등 차량공유, 카풀 앱 기반한 승차공유로 진화
국내 걸음마 수준, 2025년까지 글로벌 1500조원 시장 전망
풀러스·럭시, 지난해 5·8월 나란히 론칭…택시 대비 30% 저렴
출퇴근 시간 62%에 달하는 '택시실차율' 공략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직장에 근무하는 직장인 임모(48)씨는 요즘 카풀 애플리케이션에 푹 빠져 있다. 그의 직장에서 분당 집까지 택시를 타면 약 1만4000원. 하지만 카풀 앱을 이용하면 70% 수준인 단돈 1만원만 들면 된다.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우선 앱을 켜고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중 하나의 ID를 입력한다. 이후 결제카드를 등록한다. 드라이버로 등록하기 위해선 운전면허증·자동차등록증·보험가입증서를 스마트폰으로 찍은 후 중개업체에 전송하면 된다.

◇O2O 기반 승차공유서비스, 국내외 전망 밝아

우버와 쏘카 등으로 촉발한 국내 차량공유서비스는 풀러스·럭시와 같은 승차공유(카풀)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택시업계 시장규모는 연 8조원. 이중 출퇴근 시간 관련한 시장은 5조원 규모. 카풀 앱 업계는 전체시장의 20%(1조5000억원) 잠식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차량·승차공유 시장 역시 전망이 밝다. 모건스탠리, ABI리서치 등에 따르면 2015년 세계 승차공유 시장은 250조원. 2025년에는 20억명 이상이 이용해 150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차량공유서비스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우버의 기업가치는 75조원, 중국시장의 93%를 차지하는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우버차이나를 삼키며 기업가치 40조원의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풀러스는 지난해 5월 판교를 중심으로 국내 첫 카풀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수도권, 대전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누적 매칭건수는 1월 기준 35만명. 지난달부터 수수료 유료화도 돌입했다. 같은 해 8월 론칭한 럭시는 풀러스보다 석달 앞선 지난해 10월 유료화를 시작했다. 매칭건수 역시 풀러스와 유사하다. 럭시는 수도권과 대전을 넘어 부산·울산·대구 등 영남권까지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양사의 누적 거래액은 20억~30억원대. 현재 이들 기업의 서비스는 유사하다. 풀러스 관계자는 “GS엠비즈 오토오아시스와 협약을 맺어 차량 검증을 받은 차만 드라이버로 등록할수 있다”며 차량 안전을 강조했다. 반면 럭시는 고급화에 주력한다. 럭시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부터 수입차나 배기량 3000cc 이상의 대형차 운전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요금’, ‘택시의 구조적 불균형 공략’이 카풀 앱 장점

이들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 카풀 앱 요금은 택시에 비해 약 30% 저렴하다. 반값·1만원 쿠폰 등 업체들 마케팅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요금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외나 심야 할증도 없다. 운전자나 탑승자가 서비스 이용 후 서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난폭운전이나 불친절 요소가 적다.

택시업계의 구조적 불균형도 카풀 앱의 전망을 밝게 한다.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택시 이용 및 운행 실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출근시간인 오전 8시대와 심야인 오후 11시대 택시실차율(승객을 태우고 않고 운행한 비율)은 최고 62%에 달한다. 카풀 앱은 이 틈을 적극 노린다는 전략이다.

대개 국내 신개념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그렇듯 이들도 불법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우버는 드라이버를 고용해 운영하는 형태로 사실상 택시와 차이가 없어 이미 불법판정을 받았다. 쏘카는 렌터카의 한 종류이기에 불법 논란이 없었다. 반면 카풀 앱은 우버처럼 유상 운송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용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제공·임대·알선해선 안되지만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어 여객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카풀 앱은 출퇴근 제한에 따라 평일 오전 5시~오전 11시, 오후 5시~새벽 2시에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직 스타트업 수준인 업계에서는 거대 택시업계와 직접적 마찰을 피하고있다. 하지만 내심 규제완화를 바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카풀 서비스는 진정한 승차공유라 할 수 없다”며 “궁극적으로 지금 택시업계의 반발이 진정 기사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것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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