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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삼국지'..시장 제패 위한 韓 기업들 승부수는?

최선 기자I 2016.03.08 06:00:00

롯데, 수직계열화 통한 전통 먹거리 주력
한화·LG, 전지·바이오 등 장기적 안목 둔 신성장 동력 확보

[이데일리 최선 기자] 석유화학 업계에 삼국지 시대가 도래했다. 고유 사업 부문인 에틸렌 생산을 기초로 각 석유화학 회사는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 태양광, 자동차 전지 등 신사업 진출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은 삼성계열 화학사 인수를 통해 사업분야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시너지 발휘를 도모한다. 신사업 진출보다는 전통 먹거리인 석유화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화학(051910)한화케미칼(009830)은 기존의 석유화학 사업을 기반으로 각각 자동차 전지,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와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삼성 계열 화학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통해 종합화학회사로 거듭났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BP화학은 지난달 29일 삼성에서 롯데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롯데정밀화학은 섬유, 자동차, 전자, 화학공업, 바이오 산업 등에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롯데BP화학은 나일론과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초산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이들 인수한 회사와 수직계열화를 통해 필요한 원자재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구매 부문에서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케미칼의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은 롯데정밀화학의 에피클로로히드린(ECH)의 원재료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인공 대리석 생산에 원재료를 공급할 길도 만들었다.

한화케미칼 역시 삼성 화학계열사였던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자사 계열사로 출범시켰다. 국내 1위, 세계 5위권 규모의 석유화학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 계열 화학사의 인수로 한화그룹은 에틸렌 생산 규모 300만t을 달성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롯데그룹과 LG그룹은 각각 282만t, 215만t의 에틸렌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신사업을 강화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업계 1위 LG화학은 전지, 바이오, 물분야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LG화학은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전지, 열전소재, 연료전지용 소재 개발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수처리 사업과 관련해서는 올해 400억원을 들여 청주에 수처리 RO필터 2호라인을 증설한다.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서는 동부팜한농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이후 이 분야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이 새로운 무기다. 한화그룹이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발전소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진 폴리실리콘 생산 원가 절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옥경석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폴리실리콘 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는 폴리실리콘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유망한 사업 분야를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각 회사가 내미는 카드가 다른 상황”이라며 “롯데는 전통적인 먹거리에 더욱 주력하고 LG는 배터리 사업, 한화는 태양광 사업에도 집중하는 모습이 각 회사 마다의 경영 마인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이색적”이라고 평가했다.

각 회사별 사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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