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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희(55) 노아모드 대표는 25년간 여성 속옷을 만들고 있는 최고경영자다. 지난 92년에 창업해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해오다 2002년 무렵 럭센스(Luxsense)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만인 2002년 큰 배신을 당했다. 제품을 공급받던 공장에서 일방적으로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자신의 거래처를 빼앗아 가는 일까지 저질렀다. 이때 회사 직원까지 빼앗겼던 이 대표는 절치부심, 자기 브랜드 만들기에 나섰다. “확고한 내 브랜드가 있어야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겠다”는 깨달음에서였다.
이렇게 탄생한 보정 속옷 브랜드 럭센스는 전국 도소매상권에서 중년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질 좋은 원단을 사용했음에도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워 스테디셀러 자리에 올랐다. 최근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매출 하락세를 경험했지만 노아모드는 이마저도 피해갔다.
이 대표는 “메르스 때문에 다들 피해를 많이 봤다고 하는데 노아모드는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브랜드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노아모드는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비슷한 매출을 유지 중이다. 꾸준한 소비층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럭센스는 체형을 잡아주는 기능성 보정 속옷으로, 무엇보다 착용감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주력했다. 최고급 원단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체형을 고려해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 라인업을 마련했다. 브래지어의 경우 36가지 사이즈로 만들어 소비자가 자신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25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착용감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죠. 보정 속옷은 맞지 않으면 불편해서 못 입는 경우가 많아요. 25년 사업을 유지하면서 깨달은 비결은 좋은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무조건 팔 수 있다는 겁니다.”
그간 내실을 닦는 데 주력했던 이 대표는 앞으로 럭센스 브랜드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수도권 일대에 브랜드숍을 마련하고, 온라인 판매망도 강화할 예정이다. 제품이 좋은 만큼 판로를 다양화하면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타겟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 ‘타임시크릿’이라는 브랜드도 새롭게 론칭했다. 20~30대 여성들을 겨냥한 젊은 브랜드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디자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젊은 브랜드 라인업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중년 여성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보다 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이라며 “미인 대회 협찬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중국 수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계획대로 판로가 늘어나면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