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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생산자물가 4년만 최저 ‘유가급락에 털썩’

김남현 기자I 2015.01.19 06:00:00

전월대비 증가율도 -0.9% 2년반만에 가장 낮아..CPI 선행 디플레 우려 가중
유가하락폭 21.9% 전월대비 두배, 이달도 20% 가까이 하락중..원화강세도

[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생산자물가(PPI)가 국제유가 급락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PPI를 낮추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원화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PPI가 소비자물가(CPI)의 선행지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잖아도 0%대로 떨어진 CPI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디플레 우려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4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PI가 103.23을 기록, 2010년 12월 102.71 이후 가장 낮았다. 아울러 지난해 7월 105.68 이후 5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PPI란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현재는 2010년을 100으로 기준해 산출하고 있다.

전월대비로는 0.9% 하락해 2012년 6월 -1.2%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2.0% 떨어져 2013년 5월 -2.6% 이후 1년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0월 10.2% 하락을 시작으로 11월 11.2%가 떨어진데 이어 12월에는 11월 하락분의 두배 가까운 21.9%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유가에 영향이 큰 휘발유와 경유가 전월대비 각각 18.1%, 14.6% 급락했다. 화학제품도 3.1% 떨어졌다. 공산품 전월대비 1.6% 하락의 주된 요인이 됐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채소 및 과실이 전월대비 14.3%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2.6% 올랐다. 전력, 가스 및 수도는 전월비 0.1% 하락했고, 서비스는 전월비 보합을 기록했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작년 7월이후 낙폭이 커지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유가가 12월에도 전월에 비해 두배 가까이 떨어졌다. 석유와 화학 하락분이 PPI 전체지수 하락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석유와 화학을 제외하면 채소나 과실이 오르긴 했지만 서비스가 보합을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보합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PPI 하락세는 이달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국제유가가 이달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원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 13일 배럴당 42.86달러를 기록, 2009년 3월16일 41.74달러 이후 5년10개월만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이달들어서도 전달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원화강세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16일 현재 원·달러환율이 1077.30원을 기록해 지난해 11월4일 1076.50원 이후 2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말 1099.30원 대비 22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PPI 하락세는 CPI를 더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에 그치며 1999년 9월 0.8% 이후 15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아울러 이는 26개월연속 0%에서 1%대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임 과장은 “이달들어 유가가 지난달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고 원화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며 “PPI와 CPI 지수가 전체적으로는 동행하고 있지만 공산품쪽에서는 1개월정도 CPI를 선행한다”고 전했다.

물가변동의 파급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및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변동을 가공단게별로 구분해 측정하는 지수인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4%(전년동월대비 3.2%) 하락했다. 이중 최종재는 0.1%, 중간재는 1.5%, 원재료는 5.5%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0% 내렸다.

국내생산품의 전반적인 가격변동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출하 외에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2%(전년동월대비 2.4%) 떨어졌다. 농림수산품이 국내출하(2.6%)와 수출(1.5%) 가격이 모두 올라 전월대비 2.5% 상승했고, 공산품은 석유 및 화학제품의 국내출하(-1.6%) 및 수출(-2.3%) 가격이 모두 내려 전월대비 1.8% 하락했다. 2014년 총산출물가지수도 전년대비 1.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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