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신용등급 ‘A’급 건설사들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올랐지만 크레디트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이미 하락했거나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됐음에도 아직 재무구조 부실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급 건설사들의 주가는 올 들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등락이 있었지만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우건설(047040)은 4일 종가가 1월 저점 대비 38%가 올랐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주택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자가 되리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GS건설(006360)도 영업적자 지속에 유상증자, 공시 위반 과징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악재를 직면했음에도 주가는 2월 저점 대비 25% 상승했다.
현대산업(012630) 역시 1월 초 2만22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4일 기준 종가 2만9400원으로 32% 올랐다.
주식 시장에서 이처럼 A급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것과 달리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해당 업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는 주택거래 활성화, 미분양 소진 등 주택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주택경기 회복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가 활성화된다 해도 실수요자 중심의 수요가 많다 보니 건설사가 수익성을 회복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부문 손실을 대거 반영하고 있음에도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부증권은 건설사들이 주택부문에서 추가로 반영해야할 손실이 4조원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이들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을 불러왔던 해외 사업장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하다. 건설사들은 저가 해외 프로젝트가 완료됨에 따라 추가 손실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반기까지 저가 해외 사업장의 추가 손실 우려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외 사업장은 준공시점에 다다를수록 원가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공사가 끝날 때까지 손실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A급 건설사들은 주식 시장과 달리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자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를 발행해도 미매각될 확률이 높고, 금리가 높아 발행을 시도도 못 하고 있다.
이미 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도래한 회사채를 현금 상환했고, GS건설도 4일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았다.
박정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어느 때보다 위축돼 있다”며 “A급 대기업계열 건설사도 동일등급 회사채 대비 금리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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