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나주 여아 성폭행 사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정말 참담하고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3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97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가 존립하는 근본 이유”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사건 보고를 받은 직후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한 데 이어 이날 연설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그만큼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저는 이 사건을 보고받은 즉시 치안현장에 나가 총력을 기울여서 반드시 범인을 검거하라고 독려했다”며 “범인은 그 날로 검거되었습니다만, 검거된 용의자가 바로 이웃에 거주하는 사람이었다는 데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폭력 범죄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흉악 범죄가 거리와 일터, 학교 같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심지어 이제는 가정에까지 들어오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범죄를 뿌리 뽑지 않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성폭행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 음란물에 대해서도 근절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넉 달 간 집중단속으로 810건을 적발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늘어나는 음란물 제작과 유통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국민의 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히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2만 명에 달하는 성폭력 재범 위험자가 사는 곳과 현황을 모두 다시 파악해서 중점 관리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전자발찌의 실효성을 높여가는 한편 그것만으로 부족하면 약물치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적극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안전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여성들이 안심하고 오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국민 모두 한 마음이 되어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