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는 물론 해외법인들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협력사에 대한 압박은 더 강해지고 있지만, 협력사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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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더 고급스럽게 해야 한다며 막판에 제품 수정을 지시한 이는 이 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3 첫 공개를 불과 한 달 정도 앞둔 시점이었다.
이 회장의 지시로 60만대 가량의 초도 물량이 폐기됐을 뿐 아니라 갤럭시S3 뒤에 들어가는 배터리 커버 제조 과정에 아예 새로운 공정이 도입됐다.
공정이 바뀌자 생산 수율 역시 급격하게 떨어졌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애초 불량 때문이 아니라 아예 사양이 바뀐 것”이라면서 “그런 탓에 생산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S3에 대한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정작 제품이 없어 팔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오는 10월 출시된다는 애플의 아이폰5가 나오기 전에 갤럭시S3를 최대한 팔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공급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버라이즌·AT&T 등 미국의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갤럭시S3 공급량이 부족한 탓에 출시를 한 두차례 연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S3의 생산 목표를 최소 월 700만대 이상으로 잡았지만, 부품이 제때 공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삼성은 생산을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업체를 재촉하고 있지만, 협력업체도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풀가동해도 버거울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 공급난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1억대 이상 더 높이면서 카메라모듈·안테나·커버글라스 등 대다수 부품의 공급이 부족한 것으로 안다”면서 “갤럭시S3의 경우 막판 수정 지시 때문에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