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큰폭 반락..유로존 기대 `급랭`(종합)

이정훈 기자I 2011.10.26 05:40:21

EU 재무장관회의 취소..정상회의 구체 해법 없을듯
경제지표도 혼조..금융-소재주 약세 주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나흘만에 큰 폭으로 반락했다. 잔뜩 기대를 모았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의 해법 도출 기대감이 크게 약화된데다 경제지표도 혼조양상을 보인 탓이었다.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7.00포인트, 1.74% 하락한 1만1706.6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25.13포인트, 2.00% 낮은 1229.06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61.02포인트, 2.26% 내려간 2638.42를 기록했다.

개장전부터 세부적인 논의 사안들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탓에 26일 유로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기로 했던 재무장관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내놓을 위기 해법이 원론적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인 합의는 좀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들이 잇따르면서 불안은 우려로 바뀌었다.

최근 양호했던 미국 경제지표들도 이날은 대체로 부진했다. 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미국 20개 대도시의 8월중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8%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5% 하락보다 컸다. 다만 지난 3월에 3.6% 하락한 이후 5개월만에 가장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39.8로, 전월 수정치인 46.4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46.0에 비해서도 부진한 수준이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2년 7개월만에 최악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반등했던 금융주가 다시 하락했고 소재주도 약세장을 주도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던 듀폰은 장 막판 매물이 몰리며 2.5% 하락했고 이익 전망치가 악화된 3M은 6.25%나 추락했다. 가입자수가 줄어든데다 투자의견까지 하향 조정된 넷플릭스도 34.9% 곤두박질 쳤다.

금융주 가운데서는 도이체방크가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0.43% 하락했고 UBS는 예상보다 실적 감소폭이 줄었지만 0.16% 하락하고 말았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낸 UPS는 2.14% 오히려 하락했고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괜찮은 3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전망 우려로 2.27% 내려갔다. 아마존닷컴과 브로드컴도 4%씩 밀려났다.

반면 실적 호조를 보인 제록스는 0.25% 상승했고 국제유가가 크게 뛰자 BP는 4% 이상 상승하며 최근 랠리를 이어갔다.

◇ 伊 "연금개혁 합의 낙관..EU에 案제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제대로 긴축을 이행하라`는 비판을 받는 한편 연립정부 파트너와도 연금 개혁안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합의에 대해 낙관했다.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당(PDL)의 안젤리노 알파노 당수는 현지 TV의 한 토크쇼 녹화를 통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안의 핵심 사안인 연금 개혁과 관련해 연정 파트너인 북부연맹(NL)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이를 포함한 개혁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합의했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내용들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여당측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전날 베를루스코니 총재 주재로 열린 비상 내각 회의에서는 북부연맹이 은퇴 연령을 67세로 인상하는 방안에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합의없이 끝났다. 북부연맹의 보시 당수는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연정의 존립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 EU정상회의 `알맹이 빠진 해법` 우려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한 대타협 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럽연합(EU) 정상들의 2차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알맹이 없는 해법만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유로존 관료들을 인용, EU 정상들이 회의에서 합의한 세부 내용들이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지금까지 논의됐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추가 확충과 은행 자본확충, 그리스 민간채권자 손실상각 확대 등이 원론적 수준의 합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FSF 추가 확충 방식에 대해서는 최종 판단을 향후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위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도 독일의 거세 반대로 포함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 美 가계 체감경기, 2년반래 `최악`

미국 가계의 체감경기가 최근 2년 반만에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향후 경기와 고용, 소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는 10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39.8로, 전월 수정치인 46.4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46.0에 비해서도 부진한 수준이며 지난 2009년 3월 이후 2년 7개월만에 최악이었다.

세부항목별로는 현재 경기와 소득, 고용여건에 대한 신뢰지수가 전월 33.3에서 26.3으로 떨어지며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햇다. 향후 6개월 뒤 전망을 묻는 지수 역시 48.7로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메리카의 로버트 다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과 주택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고 유럽 우려도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지출도 약화돼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美 대도시 집값 하락폭, 5개월 최저

미국 대도시 집값이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하락폭은 최근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발표한 20개 대도시의 8월중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8%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5% 하락보다 컸다. 그러나 지난 3월에 3.6% 하락한 이후 5개월만에 가장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계절 조정한 주택가격지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앞서 7월에는 전월대비 0.1% 하락했었다. 계절 조정하지 않은 가격지수는 오히려 0.2% 올랐다.

제니몽고메리스캇의 게이 르바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주택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여전히 큰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다"며 "가격은 내년까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S&P의 데이빗 블리처 지수위원회 회장은 "중서부 지방에서 주택가격이 서서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등 일부 희망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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