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가 주식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경기에 대한 판단을 대폭 상향한 점은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모기지유동화증권(MBS) 매입 중단 시기를 발표한 것은 출구전략(exit strategy)에 대한 신호로 해석됐다.
FOMC의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 주가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경제 활동이 회복됐다"는 경기 판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4년만에 처음으로 주택 부문 활동의 증가를 언급한 점도 호재로 읽혔다.
그러나 주가는 장 막판 급락했다. 성명서 내용을 읽어 내려갈수록 투자자들은 출구전략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FOMC 발표 직후 0.4% 상승했던 다우 지수는 결국 0.8% 하락한 채 마감했다.
연준은 1조2500억달러 규모 MBS와 2000억달러 규모 기관채 매입 프로그램을 3개월 연장 시행해 내년 1분기에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에는 3000억달러 장기 국채 매입을 10월에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MBS와 국채 매입은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대표적인 양적완화(quantative easing) 정책이다. 이를 거둬들인다는 것은 출구전략의 첫 발을 뗀다는 의미와도 같다. 이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케빈 캐런 스티플니콜러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채권 매입 속도를 줄이겠다는 것은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로 해석됐다"고 주가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미묘한 문구 변화에도 주목했다. 연준은 또 지난 8월 성명서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가능한 모든(all available)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했던 표현을 이번에는 "광범위한(wide range)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수정했다. 일부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 르바스 재니몽고메리스코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내년에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지만, 많은 수의 긴급 유동성 지원 정책들은 2월경부터 종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연준의 발표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있다. 전일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주장이다.
SCM어드바이저스의 맥스 버블리츠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의 성명서에는 주가를 끌어내릴만한 요인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