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설 연휴 이후엔 집값이 어떻게 될까."
잠실에서 출발한 집값 상승세가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로 확산된 가운데 설 연휴 이후 집값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 연휴이후 집값은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정부는 강남 3구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해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추진키로 해 집값 상승요인은 상당하다.
하지만 지역별로 집값 움직임이 다르고 무엇보다 경제 전반에 걸쳐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섣불리 집 장만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이 많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올해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다면 2분기까지는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고, 3분기 이후 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하고 있다.
◇ 설 연휴 이후..매수시점은 언제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를 두고 주택가격이 본격적인 대세 상승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집값이 오르기에는 글로벌 경제가 취약하고, 국내외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 주택 구매심리가 쉽게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상반기까지 집값 동향을 살펴야 한다고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매수자 입장에선 지역·상품별로 매수 타이밍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예컨대 강남권 고가아파트는 4~5월경에 종합부동산세 회피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아파트 가격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이 시점을 매수시기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수도권은 물론 지방 주택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입지여건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단지에는 꾸준히 수요가 몰리는 만큼 이 점을 유의해 집 매수 타이밍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망한 아파트는 어디?
그렇다면 어떤 지역이 유망 지역으로 꼽힐까. 전문가들은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9호선 라인의 중소형 아파트, 최근 가격하락이 심했던 재개발 지분이나 분양권, 한강변 아파트 등을 우선 꼽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작년부터 발표됐던 MB정부 부동산 규제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이다. 광교·청라 등 서울 접근성이 좋으며 입지가 뛰어난 신도시 미분양 아파트도 매수 대상으로 꼽힌다.
이들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비교적 저렴한데다 최근 전매기간 완화로 투자 가치가 뛰어난 편이다. 이들 아파트 중에는 갖가지 금융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단지도 있어 `일석삼조`의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작년 초 대비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빠진 재개발 분양권도 눈여겨볼 투자처로 꼽힌다.
서울시의 한강 초고층아파트 건립 허용에 따라 한강변 아파트도 매력이 있다. 단 한강변 아파트는 대체로 초고가아파트가 많아 매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매수할 수 있는 마포구 공덕동, 성동구 금호동·옥수동 지역 아파트에 관심을 둘 만하다.
◇ 저가 매수전략 세워야
호가 상승에 따른 추격매수는 금물이다.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철저하게 저가매수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과거 최고점 대비 30%가량 가격이 하락한 경우가 많다. 과거 시세를 파악하고 하락률이 높은 곳 중 급매물이 나왔다면 우선 매수 대상으로 고려해 볼만 하다.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곧바로 실제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금리도 너무 높지 않은 시점을 잘 골라야 한다.
2주택자의 경우 올해 구입한 아파트는 향후 2년 이상 보유를 하게 되면 양도세율이 일반세율로 적용된다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한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작년과 같은 급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매입을 서두르는 편도 괜찮다"며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철저하게 저가매수전략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