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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BBK 설립했다" 이명박 동영상 `파문` 예고

노컷뉴스 기자I 2007.12.16 09:47:03

90분 분량 2000년 광운대 특강 동영상
BBK 특검법 처리에도 영향 있을 듯

[노컷뉴스 제공]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광운대 특강에서 자신이 BBK 투자자문을 설립했다고 밝히는 동영상이 16일 오전 전격 공개돼 대선 막바지에 파장이 예상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각계 시민단체와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2000년 10월 17일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특강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은 1시간 30분 가량의 분량이다.

이명박 후보는 특강에서 "요즘 제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을 했다. 금년(2000년) 1월 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을 해서 지금 정부에 제출을 해서 이제 며칠 전에 예비허가 나왔다"고 밝혔다고 신당측은 전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각종 언론 인터뷰 내용과도 일치하고 있다.

이 후보는 "미국에 1년반 있는 동안에 많은 것을 생각해 봐서, 제가 21세기에 맞는 내가 이제 대한민국에 와서 인터넷 금융그룹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증권회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금융부문에 일을 하는데 그게 부수로 필요한 증권회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증권회사는 금융감독원에다 승인을 맡아야 하는데 그게 6개월 걸렸다"고 소개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서 증권회사를 만들면 수지가 어떨 지 연도별로 뽑아달라고 해서 우리는 첫 년도부터 이익이 난다는 계획을 넣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가 하는 금융회사는 새로운 고도의 금융기술을 한국 금융계에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BBK 투자자문회사는 금년에 시작했지만 이미 9월말로 28.8% 이익이 났으며, 증권회사도 금년에 허가가 나면 내년 1월 1일부터 영업을 하더라도 그 회사는 흑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또 광운대 특강을 통해 당시 기자였던 박영선 의원과의 인터뷰는 물론 각종 신문 인터뷰도 거론했다.

이명박 후보측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 기사가 오보라고 주장해 왔을 뿐 아니라, 검찰도 BBK 수사발표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BBK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동영상 공개는 이 후보의 도덕성은 물론 BBK 특검법의 처리에 명분을 실어줄 수도 있어 주목된다.

◈ '이명박 동영상' 어떻게 입수했나

15일 저녁 7시 서울 서교호텔의 한 객실에서 김모씨와 여모씨가 한나라당측에 동영상이 담긴 CD 2장을 30억원에 넘기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측 인사는 두 사람을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넘겼고, 두 사람이 들고 있던 CD는 현장에서 경찰에 압수됐다.

두 사람은 끌려가 홍익지구대에 대기하던 중 이회창 캠프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일전에 거액을 요구했다가 '돈이 없다'며 거절당한 적이 있는 인연 때문. 이회창 후보 캠프의 김정술 변호사는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대통합민주신당 이강래 선대본부장에 SOS를 쳤다.

비상연락망이 가동됐고, 마포 지역구인 정청래 의원과 박영선, 우윤근, 정성호 의원 등이 속속 홍익지구대에 도착했다.

당시 동영상을 촬영한 모 미디어 회사 대표 여모씨는 "지금까지 왜 공개하지 않았나"라는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세상이 시끄러워지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동영상 갖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당측 정성호 의원과 임내현 클린선거대책위원장은 두 사람의 변호사로 자임했다.

그러던 중 경찰에 압송된 두 사람으로부터 또다른 사본이 별도의 장소에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16일 새벽 여씨측 인사로부터 동영상이 담긴 CD를 건네받기에 이르렀다.

김씨와 여씨는 그동안 신당측과 이회창 후보측, 한나라당측 인사들을 차례로 접촉하며 거액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이 김씨의 제안을 받고 경찰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동영상이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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