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선물, 틱치기 극성과 매수차익 지속 이유는

김현동 기자I 2003.04.18 08:04:07
[edaily 김현동기자] KOSPI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며칠간 장중 매매타이밍 포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주 초인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지수는 전고점 경신에 이어 급등세를 지속했지만 장중 지수 움직임 자체는 시초가 갭 이후 좁은 등락만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틱치기" 극성..포지션 설정의 어려움 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을 매매수수료 부담이 없는 증권사 상품운용팀 트레이더들의 "틱(tick ; 최소 주문단위) 치기"가 극성을 부린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장중 매수든 매도든 포지션을 잡을 틈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정한 지점에 도달하면 즉각적으로 반대방향으로 지수를 밀어붙이기 때문에 함부로 포지션을 설정할 경우 상승장에서 손실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최근 나흘간 최근월물인 6월물 지수의 1분 차트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시초가 부근에서 어느 정도 그날 상승할 것인지 혹은 하락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기는 하지만 장중 지수는 방향성없이 제한된 박스권내에서의 등락만을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선물시장에서 사용되는 소위 "틱(tick) 치기"란 1틱(0.05p) 내지 2틱(0.10p)의 수익을 위해 주문을 빈번하게 내면서도 급작스럽게 가격움직임을 되돌려 추세형성을 막는 기법을 말한다. 4.14~4.17 6월물 1분차트 4.17 6월물 틱차트 ◇"수급이 꼬였다" 이렇게 "틱치기"가 힘을 얻는 것은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프로그램매수를 제외하고 현물주식을 강력하게 매수하는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는 일정한 범위내에서 매수주문과 매도주문을 번갈아 내더라도 손해를 입을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국내 주식시장을 내부적으로 추동할 수 있는 동인이 없다는 점이 근본적인 배경이다. 김규형 동양종금증권 차장은 선물시장의 수급이 꼬이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 차장은 "개인들이 3월물 만기이후 매도포지션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차익거래 청산물량이 출회되면 외국인들은 매수로 대응하고 있고, 일부 델타헤지성 매수물량도 유입되고 있다"면서 "매도 미결제약정을 쌓아두고 있는 개인과 만기일 이후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지속하고 있는 외국인 중 어느 한쪽이 풀어주지 않는 이상 수급이 풀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지수가 시초가 갭을 동반하며 상승하자 개인들은 숏커버링(Short Covering)에 나설 수 밖에 없었지만, 장중 조정을 동반하며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었으므로 신규로 매수포지션을 취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외국인은 기본적으로 매수포지션을 누적시켜 왔지만 장중 추세적인 매수로 대응하기보다는 차익매수분 청산이나 개인의 매도물량이 출회될 경우 일정한 범위내에서만 맞대응했다고 할 수 있다. 김 차장은 "지난 2001년 9·11테러사태 이후처럼 어느 한쪽이 포지션을 반대로 잡고 있을 때 아래위로 일정 범위의 진폭을 형성하면서 방향성을 죽이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분석했다. ◇"매수차익거래 이어진다" 개인과 외국인의 지난 3월 만기 이후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의 누적포지션 추이를 보면 개인과 외국인의 해소되지 않는 대결양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인은 ▲11일 1만3925계약 순매도 ▲14일 1만607계약 순매도 ▲15일 9246계약 순매도 ▲16일 7022계약 순매도 ▲17일 1만3736계약 순매도를 각각 기록했다. 외국인은 ▲11일 1만9244계약 순매수 ▲14일 2만854계약 순매수 ▲15일 1만9082계약 순매수 ▲16일 2만1997계약 순매수 ▲17일 2만3472계약 순매수를 기록중이다. 그러므로,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매도 포지션 대결구도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이 쉽사리 매수포지션을 급격히 줄어거나 개인이 매도포지션을 완전히 정리할 수 없다. 이는 1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잔고에 대한 부담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즉, 외국인의 매수포지션 청산과 함께 시장베이시스가 급격히 "백워데이션"으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차익매수분이 한꺼번에 쏟아지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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