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살로몬스미스바니의 조나단 조셉이 지난 11일 말한마디로 주식시장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그는 반도체관련산업에 대해 "이 이상 나빠질 수 없다(it can"t get much worse for the industry)"면서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상회"로 끌어올렸다.반도체 관련 주가가 저점이라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렉스칼럼에서 조셉의 발언에 대해 "살로먼의 지혜"라는 제목으로 "분석에 있어 참신하고 솔직한 접근방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하고 "현재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 곧 좋아질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조셉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애널리스트들이 상당수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리만 브라더스의 대니얼 닐스와 메릴린치의 조셉 오샤다. 그들은 입을 모아 반도체주들의 추가하락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닐스는 9일 반도체주는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10월까지는 기다려 매수에 나서라고 이야기했다. 오샤는 "반도체관련산업 펀더먼탈이 저점에 다다르려면 앞으로 적어도 1분기는 더 지나야 할 것이며 당장 반도체주들의 비중을 축소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주가가 여전히 비싼 상태고 매출도 주가도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오샤는 아울러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3% 하락해 400선까지는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즉각 반응한 조셉은 11일 반도체관련주들의 투자등급을 "중립(neutral)"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로 상향조정했고 월스트리트는 반도체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12일 기술주들의 랠리가 이어지자 닐스와 오샤 등 조셉의 의견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던 애널리스트들은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반도체부문에 관련한 이러한 조셉의 발언은 투자자들이 기술주에 대한 연모의 감정이 아직 남아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리트머스 테스트"가 됐다.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던 투자자들은 11일 조셉의 발언을 신호로 아직은 약하지만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1일 8.5% 가량 뛰어올랐고 12일에는 6% 추가상승했다.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만한 기업들이 줄줄이 랠리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반도체주에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그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사실 작년 7월 주요 기술주중 가장 먼저 수직하강을 했던 부문이 반도체주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술주가 상승국면에 접어든다면 그 선두는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조셉은 작년 기술주들이 급락하기 바로 직전, 기술주들이 절정을 달리고 있을 때 매도하라고 처음으로 경고에 나섰던 인물이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그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지만 실제로 그가 반도체주에서 자금을 빼낸 직후 기술주들은 말 그대로 산산조각 났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2주 최고치보다 무려 55% 이상 수직하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태를 경고했던 인물이 이번에는 반대로 반도체주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고 나섰으니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신경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분명 이러한 주장은 솔깃하지만 선뜻 믿어버리기에는 의구심이 남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주 투자자들은 그러한 데이터에 의존해 투자결정을 내리고 있다. 경기호전이 그치는 것 같으면 기술주를 즉각 팔아버리고 경기침체가 멈춘다 싶으면 실제적인 회복신호가 있는지 확인작업도 없이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바로 작은 이론이나 소식 하나에도 급격히 기술주들이 반등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