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신성델타테크를 비롯한 이른바 초전도체 테마주는 개장과 함께 일제히 폭락했다. 장중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으나 결국 주저앉으며 서남(294630)은 18.04%, 파워로직스(047310)는 11.67%, 덕성(004830)은 7.93%, 모비스(250060)는 5.70% 내렸다. 초전도체 물질인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매리대 연구교수가 내놓은 초전도체 후속 물질인 ‘PCPOSOS’ 연구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전일 장마감 후 임관헌 신성델타테크 부사장이 소유하고 있던 지분 1만4000주를 장내 매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소유비율 0.05%로 절대적으로 큰 수치는 아니나 임원의 지분 매각은 시장에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적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초전도체 테마는 지난해 ‘LK-99’가 등장한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1년 전 시가총액 2577억원 수준이었던 신성델타테크는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지분 관계가 엮여 있다는 이유로 지난달 20일 4조원대 몸값으로 치솟았다. 신성델타테크는 세탁기와 냉장고, 청소기 등 생활가전과 2차전지 부품 생산 및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의 진위와는 별개로 일부 종목들이 화제성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연관관계가 없음에도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주가를 부양한 후 지분을 처분하는 사례가 잇따를 수 있어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8월 신성델타테크를 비롯해 관련 테마주들을 투자경고 대상으로 대거 지정한 바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 중 하나인 씨씨에스(066790)는 충북에서 종합유선방송을 영위하는 기업이나 초전도체 개발과 관련된 인사들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배우 최수종 씨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아센디오(012170)는 지난달 21일 사업 목적에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결정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주요주주인 소네트투자조합은 지난달에만 네 차례에 걸쳐 소유지분을 장내 매도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초전도체 등 화제성 테마주는 관련없는 종목이 투자 열기에 편승하려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