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 1인가구가 1000만가구를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통계청과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천만 노인, 천만 1인가구 시대’가 올해 시작된다. 65세 이상 인구는 지난해 46만명 늘어나 연말에 973만명에 이르렀고, 올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인가구는 지난해 21만 1344가구 늘어나 연말에 993만 5600가구에 이르러 1000만가구 돌파가 눈앞이다.
이 두 가지는 인구 고령화를 배경으로 서로 연관된 현상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편입 본격화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동시에 그들보다 윗세대의 수명이 길어져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사는 노인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장년층보다 고령층에서 1인가구가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1인가구의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70대 이상이 19.6%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 18.4%, 50대 16.4% 순이었다. 하지만 1인가구 증가의 원인이 인구 고령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 기피, 구직 활동에 따른 청장년층의 농어촌 이탈, 자식의 부모부양 의무 의식 저하 등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총인구가 5000만명 남짓인 나라에서 노인이 1000만명, 1인가구가 1000만가구라면 예사롭게 여길 일이 아니다. 총인구의 20%가 기준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니 그로 인한 경제적 생산성 저하와 노인 인구 부양 부담을 국가 운영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의 각종 정부 정책과 복지 제도만으로는 1인가구 비중이 커진 사회를 떠받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과연 ‘천만 노인, 천만 1인가구 시대’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거 분야에서 1인가구가 살기에 적합한 주택의 공급이 수요에 훨씬 미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독거노인을 비롯한 1인가구의 사각지대화가 상당부분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독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도 큰 걱정이다. 신청해야 가동되는 복지를 넘어 찾아가는 복지가 요구된다. 홀로 사는 청년 가운데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는 현상도 가볍게 보아 넘겨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