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수능에 응시한 반수생 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학에 입학한 상태인 반수생은 통상 학기 중 치러지는 6월 모의평가는 응시하지 못한다. 종로학원은 이점을 감안해 2024학년도 수능에 지원한 재수생 수(17만7942명)에서 6월 모의평가 접수자(8만8300명)를 빼는 방식으로 반수생 규모를 추정했다. 반수생은 대학 입학 뒤 학적을 유지한 채 대입에 재도전하는 재수생을 말한다.
추정 결과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약 9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1학년도까지의 수치(6월 모평 접수자, 수능 접수자 중 재수생)를 모두 압도하는 것으로 역대 최대에 해당한다.
하지만 올해 수능이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도 주요과목 모두 어려운 ‘불수능’으로 출제되면서 반수생들의 수능성적도 시원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이 지난 6월 모의평가(모평) 응시생 2058명의 2024학년도 수능 성적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인문계 국어·수학·탐구 등급 합 ‘6’ 이내 비율은 14.3%로 6월 모평(9.6%)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6월 모평 응시생 대부분은 재학생이 차지한다. 이들 중 상위권 비율이 6월 모평보다 본수능에서 증가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이번 수능을 치른 반수생들의 성적이 높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반면 자연계열은 국어·수학·탐구 등급 합 ‘6’ 이내 비율이 6월 모평에선 14.5%를, 본수능에선 13.5%를 기록했다. 인문계와 달리 자연계에선 반수생들의 학력수준이 6월 모평에 응시한 재학생보다는 약간 높았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인문계 재학생은 이번 입시에서 반수생 유입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자연계열 역시 예상보다 국어·수학·탐구 등급 합 ‘6’ 이내 비율 차가 크지 않아 성적 높은 반수생이 대거 유입됐다고 볼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계열은 반수생 대거 유입이 기존 2등급 이내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를 오히려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자연계열도 국수탐 3개 등급 합 6 이내 비율이 6월 14.5%에서 본수능 13.5%로 소폭 하락에 그치면서 학력수준이 매우 높은 학생들이 반수생으로 유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