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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업계에 따르면 IRA 시행에 따른 국내 기업의 생산세액공제액(AMPC) 수혜 대상 기업으로 꼽힌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한화솔루션의 올 상반기 세액공제 혜택은 총 4291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북미 시장 내 현지화율이 가장 높은 LG엔솔의 세액공제액이 2112억원으로 가장 많고 SK온이 1670억원, 한화솔루션이 509억원을 회계에 반영했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이익이 발생해야만 세액공제를 회계에 반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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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원의 투자금 대비 혜택은 이처럼 미미한 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미 투자금액은 배터리 3사만 45조740억원(LG엔솔 27조원, 삼성SDI 7조4000억원, SK온 11조3500억원)에 달한다. 한화큐셀도 미국 조지아주의 달튼과 카너스빌에 위치한 두 공장에 약 3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신증설을 완료한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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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 3월말 발표된 IRA 세부지침에 따라 양극재·음극재가 부품이 아닌 ‘핵심광물’로 분류되면서 국내에서 생산된 배터리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이익에 반영되진 않은 상태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에서 수출된 핵심광물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도 IRA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RA 변동성 리스크 잠재…의존도 낮춰가야
다만 이같은 전망치는 향후 합작사 지분율이나 실제 생산량, 그리고 무엇보다 IRA 세부지침의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RA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IRA 제도의 변동성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자체 수익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도 IRA 혜택이 해외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지난 1년간 210개의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를 조사한 결과 약 1100억달러의 보조금의 60% 이상이 한국·일본·중국에 집중됐다고 보도했다. 향후 10년간 370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IRA 혜택이 국내 기업이 아닌 아시아권 국가에 집중됐단 분석이다. 그러면서 WSJ는 IRA의 최대 수혜 프로젝트는 LG엔솔의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과 현대자동차그룹·SK온의 조지아주 애틀랜타 배터리 합작공장을 꼽았다. 각각 56억달러(7조5000억원), 50억달러(7조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당장엔 한·중 합작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떠오르는 중국 리스크가 대비가 관건이다. 조만간 미국 상무부는 FEOC로 지정된 국가의 개별 기업을 지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완성체 업계는 물론 배터리 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중국 광물 의존도가 높아 정부 자본이 투입된 국영 기업으로 대상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면서도 “IRA 혜택에만 의존하지 말고 투자부담, 공급과잉, 원가 상승 등의 변수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IRA 역차별’을 받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우려를 딛고 공격적 판촉을 통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보조금 요건이 없는 상업용 차량 판매를 공략하면서 올 상반기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한 3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동기 역대 최고 판매고다. 현대차는 당분간 공격적 판촉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조지아 공장의 2024년 하반기 조기 완공에 역량을 총 동원하겠단 계획이다.
북미 생산 요건을 맞출 조지아 전기차 공장은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아울러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도 5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미국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두 공장을 완공하면 미국 내에서 60만 대 이상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