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내한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음악감독
타악기 연주자에서 지휘자로 변신
"더 나은 음악가 되기 위해 지휘 시작"
''첼로 신동'' 한재민과 첫 협연 "만남 기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이 오는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1933년 설립된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은 다른 악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 있다. 20개국 98명의 다국적 연주자로 구성된 악단이라는 점이다. 독일, 프랑스 등 클래식 음악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나라들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린 것이다. 주변 나라들의 음악적 특성과 전통을 담아 최고 수준의 음악을 구현해오고 있다.
| 지휘자 구스타보 히메노. (사진=빈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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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구스타보 히메노(47)가 2015년부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히메노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은 20개국에서 온 연주자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문화와 성격이 한데 모여있다”며 “더욱 열린 마음으로 연주할 수 있고, (우리가 연주하는) 음악 또한 유연하다”며 악단의 음악적인 색깔을 소개했다.
히메노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에서 음악을 만들어 선보이고 관객 모두를 위해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만드는 것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며 첫 한국 방문을 앞둔 벅찬 소감을 전했다.
스페인 출신의 히메노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젊은 지휘자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타악기 수석으로 활동하던 그는 더 깊이 있는 음악을 탐구하기 위해 2002년부터 지휘를 공부했다. 2012년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보조 지휘자로 발탁되며 본격적으로 세계 지휘 무대에 올라섰다. 현재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함께 토론토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다. 2025~26시즌부터 마드리드 왕립극장 음악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악과의 관계다. 히메노는 “어렸을 때부터 지휘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지휘라는 분야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완벽한 순간이 찾아와 공부를 시작했다”며 “지휘자로서 음악을 사랑하고 더 나은 음악가가 돼 음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한 소양은 공부와 준비, 음악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호기심”이라며 “이것들을 마음속에 갖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매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휘자 구스타보 히메노. (사진=빈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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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선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히메노는 “두 곡 다 정말 좋은 낭만주의 음악이자 관객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곡”이라며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도 잘 어울린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첼로 신동’ 한재민(17)이 협연한다. 한재민과 히메노의 만남도 이번이 처음이다. 히메노는 “젊고 성공적인 연주자들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정말 타고난 재능이 빛난다”며 “한재민과 아직 함께 공연한 적은 없지만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에도 한국인 및 한국계 연주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히메노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의 새로운 악장 또한 한국인(바이올리니스트 민서희)”이라며 “토론토 심포니 멤버 중에도 한국인이 있기 때문에 많은 한국 음악가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한국인은 재미있고, 따뜻하고, 매우 친절하고, 음악적인 민족이다”라고 덧붙였다.
| 지휘자 구스타보 히메노와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사진=빈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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