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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인듯 의사아닌 듯” PA간호사 양성화 논란 왜?

김경은 기자I 2023.03.07 06:00:00

의사수 확대 및 PA간호사 합법화 해법 난망
의사면허 경쟁력 저하 탓 의료단체 반대
위임진료 범위 모호…불법적 진료받는 환자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진료 보조 인력(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는 공공연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불법의 영역이다.

간호법이 의사와 간호사간 직역 갈등 양상을 나타내면서 헤묵은 PA간호사 문제도 다시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삼성서울병원이 PA간호사 채용공고를 내 의료법 위반으로 병원장이 경찰에 고발되면서다. 관행적으로 쓰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 채용공고가 문제가 됐다.

PA간호사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수술보조나 처방대행, 시술 등을 담당하는 ‘준의사’ 수준의 간호사를 말한다. PA간호사 면허를 발급해주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PA면허가 따로 없다. 간호사는 ‘의사의 지도·감독하의 업무’만 하도록 한 현행 의료법에 따라 PA간호사를 운영하는 것 자체도 불법이다.

하지만 한국의 PA간호사는 의사인력이 부족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고용이 이뤄지고 있다. 외과나 산부인과 등 의사들이 기피하는 과의 의료공백을 PA간호사가 대신하면서 병원은 인력공백을 해소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전공의 특별법이 통과돼 전공의 근무시간을 최대 주 88시간으로 제한한 뒤부터는 인력 부족이 심화해 PA간호사가 더 증가했다.

2020년 병원간호사회 조사를 보면 2005년 235명(40개 병원)으로 집계됐던 PA 간호사는 2020년 4814명으로 조사됐다. 15년 만에 약 20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PA 간호사를 실제 이보다 많은 1만 명으로 추산한다.

PA간호사 양성화와 의사인력확대가 대안으로 꼽히지만, 문제 해결엔 기득권 싸움이 존재한다. 의사단체는 환자의 안전을 우려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PA간호사 합법화에 반대하지만, 실상은 PA면허와 의사수 확대가 의사면허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강력하게 반대해오고 있다. 의사단체는 비인기과 의료인력 문제는 수가정책 변화를 통한 유인책 확대가 근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간호단체에서는 간호사 직역의 전반적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PA간호사 전문화와 처우 개선을 연계해 시도하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엄연하게 불법임에도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PA간호사 운영의 가장 큰 피해는 간호사도 의사도 아니다. 위임 진료 범위가 모호한 상황에서 불법의 지대에 놓인 것은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의대 정원 확대는 증원대로 반대하고 PA는 불법이라고 반대하면 어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현재의 상태가 나은 것이냐”면서 “결국 위험은 환자가 부담한다”고 꼬집었다.

PA 간호사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수술 보조, 처방 대행, 시술 등을 담당하는 간호사를 의미한다. 의사의 업무를 일부 대신한다는 점에서 진료보조 업무만을 수행하는 일반 간호사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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