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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대비 은행 방파제 3중으로 쌓는다

노희준 기자I 2023.01.26 06:00:00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금융당국,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 예고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앞으로 금융당국이 향후 예상되는 경기침체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에 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자료=금융당국)
금융위원회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특별대손준비금은 향후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현재의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가로 쌓게되는 대손준비금을 말한다.

대손준비금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은행이 부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 외에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돈이다.

결국 은행업감독규정이 개정되면 부실에 대한 은행의 방파제가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특별대손준비금’ 등 3단계로 강화되는 셈이다.

현재 감독당국이 은행에 선제적으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그간 필요한 경우 금융감독원이 은행에 대손충당금 및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자율적으로 요청해왔다.

이는 저금리 기조, 코로나19 지원조치 등으로 부실 관련 지표에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은행 총 여신은 2017년 1776조원에서 지난해 9월 2541조원까지 불어났지만, 부실채권비율은 같은기간 1.19%에서 0.38%로 하락했다. 부실채권 규모도 21조1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같은기간 부실에 대비해 쌓은 ‘방파제’ 높이를 의미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대손충당금/부실채권)도 93.6%에서 223.9%까지 확대됐다.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과 관련, 미리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원이 적립을 요구하고 금융위원회에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회계기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을 위한 은행의 예상손실 전망모형을 매년 주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는 예상손실 전망모형 개선을 위한 은행권 공동 TF를 운영하는 등 비정기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예상손실 전망모형에 대한 정기적인 관리·감독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해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잠정적으로는 3~5월 규개위·법제처 심사를 거쳐 2023년 상반기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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