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소장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한 이후 전 세계 기업이 대부분 다 진출했다”며 “이후 로컬기업도 워낙 많이 생겨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 소장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건 한국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나이키, 아디다스 등 굴지의 스포츠 브랜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워낙 큰데다 독점 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곳”이라며 “일부 기업이 일정 기간 시장을 장악할 순 있지만 또 금방 수그러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시장에서 이제 한 기업이 5%의 점유율만 차지해도 엄청난 것”이라며 자동차 시장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중국의 신차판매량은 2600만대가 넘는데 이 중 5%만 가져가도 130만대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현대자동차(005380)가 한국에서 연간 판매량(72만여대)의 두 배 수준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중국의 빠른 소비 변화를 잘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투 소장은 조언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이 현지화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의 인기를 예측하지 못한 지프의 실패와 젊은층의 욕구를 잘 읽어낸 애플의 성공 사례를 들기도 했다. 투 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가 이렇게 잘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젊은층은 빠르게 변화를 수용했다”면서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지프처럼 공장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대로 애플은 수년간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에 점유율을 빼앗기며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해 아이폰13 출시 이후 6년만에 1위를 탈환했다. 기존보다 중국 출고가를 낮추고, 다양한 색상을 출시하며 중국 내 프리미엄 소비자들 공략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투 소장은 또한 한국 기업이 공장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봤다. 그는 “중국에서 저임금 노동력 덕을 보던 가공업은 사라지고 있다”며 “농촌지역에 가면 차라리 보조금이 나오는 농업에 종사하려 하지 단순 노동을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로컬기업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에 생산기지를 짓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반면 기술력을 요구하는 중간재 생산은 중국이 여전히 장점이 있다”며 “중국 내 노동자의 학력 수준이 높아진데다 숙련도가 우수한 엔지니어가 많아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 대학의 졸업생 50% 이상이 이공계 출신”이라며 “직업학교도 많기에 이런 노동력을 잘 활용하는 기업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