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어린이집 원장인 피고인이 낮잠을 자지 않는 원생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안아 질식사에 이르게한 행위에 대해 아동 학대 범죄로 보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피고인 A씨는 2014년3월부터 대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A씨의 친동생이자 또다른 피고인인 B씨는 2020년3월부터 2021년2월까지 같은 어린이집에서 만 2세반 담임교사로 근무했다.
사건은 지난해 3월30일 발생했다. A씨는 만 1세반 교실에서 유모차에 타고 있던 피해아동 C양을 재우기 위해 유모차를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려 했지만 발버둥이 심하자 C양을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눕히고 자신도 옆에 누워 양손으로 끌어안고 한쪽 다리는 C양의 하체 위에 올려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A씨는 이같은 자세를 약 11분간 유지한 뒤 C양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C양의 얼굴이 바닥을 향한 상태였지만 바르게 눕히는 등의 조치는 없었다. 약 1시간 동안 그대로 방치된 C양은 질식해 사망에 이르렀다.
또다른 피고인 B씨는 C양의 사망일 이전에 해당 어린이집 근무를 그만뒀지만, 평소 A씨가 강압적인 방법으로 아동들을 재운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재판과정에서 B씨는 A씨의 행위가 학대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A씨는 폭행 및 학대행위로 피해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B씨는 A씨의 아동 학대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 피고인 A씨는 징역 9년,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영·유아기의 아동들에게 일정 시간 낮잠을 재우는 것이 아동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외력을 가해 아동의 행동을 구속한다면 신체적 학대행위가 될 수 있다”며 “A씨의 행위는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고 B씨는 A씨의 이같은 행위가 학대에 해당하는 것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과 검사 모두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양쪽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의 양형은 합리적인 양형 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며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양쪽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에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