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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던지는 거 아냐?'...여전한 카카오페이의 차이나리스크

김인경 기자I 2022.06.09 06:05:10

증권가 "알리페이 추가 블록딜 우려 여전"
2017년부터 협업…알리페이 상장무산 이후 ''주춤''
마이데이터 인허가에서도 알리페이 문제로 지연
"알리페이 성장성 자체는 변함 없다"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0만원대를 겨우 회복한 카카오페이(377300)가 8만원대로 미끄러졌다. 2대주주 알리페이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차이나리스크’가 현실화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페이(377300)는 전 거래일보다 15.57% 하락한 8만9500원을 기록했다. 알리페이가 500만주를 블록딜 당시 제시한 할인율(11.8%)보다도 더 가파른 약세다. 이미 주주들은 2대 주주 알리페이의 추가 블록딜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협력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035720)에서 분사되기 전인 지난 2017년 2월 2억달러(2350억원)를 투자했다. 이어 2020년 6월에도 1152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며 지분을 43.9%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알리페이는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빗대 ‘페이판 일대일로’를 만들겠다며 아시아 페이시장 내 협업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10월 앤트그룹(알리페이의 모기업)이 중국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히며 상장마저 무산되며 상황은 바뀌었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의 독점을 문제 삼았고 알리페이의 아시아 크로스보더 사업을 비롯해 대다수의 사업은 현상유지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카카오페이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허가에서도 잡음은 드러났다. 당시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으려면 알리페이의 모기업인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에서 제재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데 몇 달째 답을 받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예상보다 4개월가량 지연된 바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다 함께 잘 살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을 펴면서 외국기업 지분 정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빅테크의 한 축인 ‘텐센트’는 보유하고 있던 ‘징둥닷컴’의 주가 164억달러(약 19조원)어치를 처분해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현재 알리페이는 블록딜 후 남은 지분을 120일간 보호예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보호예수가 끝난 4개월 후 추가 블록딜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알리페이가 글로벌 페이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좋은 기업이란 건 분명하지만, 중국 기업은 정치적 이유로 흔들리는 경우도 왕왕 있다”면서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알리페이를 둘러싼 우려와 상관없이 카카오페이의 성장성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지만, 적자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결제서비스를 바탕으로 보험, 증권 등으로 금융서비스를 확대해 가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을 통한 주식거래 서비스, 디지털 보험사 등 하반기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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