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8%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6.7%)를 소폭 웃돌았다. 1982년 6월(7.2%) 이후 무려 39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올랐다.
박소연 신영증건 연구원은 “의외로 금융시장은 차분한 모습”이라며 “차차 물가가 안정을 찾아갈 거란 낙관론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낮아진다 해도 바로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넘치게 풀린데다,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이 구조적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게다가 오는 14~15일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이 때문에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초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긴축 속도를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매입 감축량이 매월 15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늘어나면 테이퍼링 종료는 2022년 3월이 된다. 박소연 연구원은 “유동성이 밀물장에서 썰물장으로 바뀌면 투자 난이도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외에도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억압하는 재료는 또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이 스팩의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며 대대적 조사를 예고해서다. 그동안 테크 유니콘들은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해왔는데, 규제가 많이 까다로워질 수 있는 모양새다. 최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 재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주 반도체 부족으로 도요타 일본 공장 2곳과 폭스바겐 브라질 공장 4곳이 멈췄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투자 대상을 철저하게 압축해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가가 올라가고 재고 비축이 일어나거나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업종이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에 이어 미국 주택건설업종이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점은 이런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