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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野 백신사절단` 최형두 “한미 백신스와프 가능성 여전”

권오석 기자I 2021.05.31 06:00:00

국민의힘 대표단 자격으로 8박 10일 방미 일정 마치고 귀국
美 의회·행정부·싱크탱크 등 찾아 백신스와프 필요성 주장
여야 초당적 협력 시사 "국회 차원 백신특위 논의 가속화"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번 방미(訪美) 일정에서 미국 측에 백신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미 의원 외교를 복원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국민의힘 대표단 자격으로 미국을 다녀온 최형두(사진) 의원이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미 일정의 성과에 대해 “한국과 미국처럼 조건이 이렇게 좋은 나라들이 없다. 백신 보관과 배송 조건 등 한국과 미국은 한 몸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같은 당 박진 의원과 함께 지난 12일부터 8박 10일 간 미국을 다녀왔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백신사절단`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한 이들은 미국 조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돌아왔다. 두 의원은 우리나라가 안전하고 검증된 백신을 조기 공급받을 수 있도록 `백신스와프` 및 한미 백신협력을 통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미국에 요청했다.

통역은 물론 의전도 없이 일정을 소화했다는 최 의원은 “식사 일정이 없으면 김밥이나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통역이나 의전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었다”며 “일부러 숙소를 백악관과 미국 의회의사당 중간에 잡았다. 한숨도 쉴 틈 없이 의원 외교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당이 정상회담에 보탬이 되겠다는 차원에서 미국을 방문했지만, 정작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백신스와프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수많은 나라들이 백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아직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거저 달라는 게 아니라 `스와프`(빌려온 후 갚는 것)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국 내 약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백신이 남기 때문이다. 그런 개념을 한국에 확장하자는 것이고 재고를 공동 관리하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어 “한국은 `로켓 배송`의 나라다. 하루 최대 150만명을 접종할 수 있는 의료 능력도 갖췄다. 정상회담에서 모든 걸 합의할 게 아니라 보건당국이 실무적으로 논의를 하면 된다”며 “미국에 취항 중인 항공은 수없이 많다. 남는 재고를 싣고 오는 것이다. 이런 개념으로 말하면 미국 측도 이해는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방미 일정을 통해 한·미 의원 간 외교를 복원했다는 게 최 의원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를 비롯해 양국에 주요 선거가 있었던 만큼 교류가 중단됐었다”면서 “이번 방문은 국민의힘 한·미 백신협력 방미단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국회의원 외교 포럼 차원의 방미 행보다”고 부연했다.

향후에는 여당과의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백신사절단이 귀국 후 성과 발표를 통해 초당적인 백신허브특위 구성을 여당에 촉구하자,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 의원을 직접 찾아 백신개발지원을 위한 국회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의원은 “6월 중에 양당 중진들을 모셔서 국회 차원의 백신 특위 논의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8박 10일 간의 방미 백신사절단 임무를 마치셨다. 구체적인 성과가 무엇인가.

△우선 한·미 의원 간 외교를 복원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양국에 주요 선거가 있었던 만큼 교류가 중단됐었다. 의원 외교의 복원이다. 이번 방문은 국민의힘 한·미 백신협력 방미단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국회의원 외교 포럼 차원의 방미 행보다. 미국 의회 의원들과 행정부 주요인사들, 한반도 및 아시아 정책에 영향 미치는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났다. 글로벌 제약 업계 및 전문가들을 만나 백신 허브에 대한 전문지식을 들었다.

우리는 백신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의원은 못 만나는 사람이 없다. 여당과 초당파적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기다리다가 더 늦출 수 없어서 다녀온 것이다. 정상회담에 보탬이 되도록 한국 사정을 설명하고 백신스와프와 허브에 대한 구상을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 국회에서 야당까지 나서서 백신 협력에 대한 결의안을 준비할 정도로 한·미 간 백신 협력 동맹을 발전시키기 위한 의지가 강력하다.

-방미 일정이 빠듯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무박을 해도 (이동시간이) 3일은 걸린다. 일정이 빠듯했고, 식사 일정이 없으면 김밥이나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통역이나 의전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었다. 일부러 숙소를 백악관과 미국 의회의사당 중간에 잡았다. 언제든 티타임이라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한숨도 쉴 틈 없이 의원 외교를 할 수 있었다. 화상회의도 진행했다. 나름대로 완벽히 빈틈없는 일정이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스와프` 이야기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인도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백신을 요구하고 있기에 우리나라에는 줄 수 없다는 게 미국의 답변이다. 그런데, 우리가 거저 달라는 게 아니라 스와프(빌려온 후 갚는 것)를 하자는 것이다. 이는 미국 내 약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백신이 남기 때문이다. 그런 개념을 한국에 확장하자는 것이고 재고를 공동 관리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로켓 배송`의 나라다. 아울러 하루에 150만명을 접종할 수 있는 의료 능력도 갖췄다. 정상회담에서 모든 걸 합의할 게 아니라 보건당국이 실무적으로 논의를 하면 된다. 미국에 취항 중인 항공은 수없이 많다. 남는 재고를 싣고 오는 것이다. 이런 개념으로 말하면 미국 측도 이해는 한다.

-백신스와프 체결이 여전히 현실 가능성이 있나.

△한·미처럼 조건이 이렇게 좋은 나라들이 없다. 백신 보관과 배송 조건 등 한국과 미국은 한 몸으로 움직일 수 있다. 유효기간과 관계없이 `stock & flow`(비축과 유통)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서로가 `윈윈`(win-win)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백신허브특위`에 대한 민주당 반응은 있나.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를 찾아왔었다. 두 의원이 박진 의원과 함께 민주당을 설득해서 초당파적 백신 특위 출범 논의를 하자고 했다. 6월 중에 양당 중진들을 모셔서 국회 차원의 백신 특위 논의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 백신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이윤을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백신이 남으면 공급을 줄이라 할 수도 있다. 위험요소를 기업에 다 넘겨선 안 된다. 그래서 한·미 협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집권 4년 차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실정은 무엇인가.

△`절대반지`란 표현을 쓰고 싶다. 현 정권은 도덕적 우월감으로 시작했다. 촛불혁명, 적폐청산이라는 말을 썼다. 여기에 180석에 가까운 절대반지를 꼈다. 그 유혹을 떨치지 못했을 것이다. 권력은 절제되고 나뉘어야 한다. 예전에 상황이 정반대였을 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요구했고 우린 내줬다. 여야가 뒤집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회 전통과 원칙을 파괴할 뿐 아니라 낭비적인 장으로 만들었다. 승자 독식의 대선과는 달리 국회는 균형과 견제, 책임의 분산을 통해 협치를 이루는 구조여야 한다. 이 구조를 다시 복원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의 `내로남불`이 드러났고, 야당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 대표적인 게 `전·월세 3법`이다. 야당이 걱정하고 우리 당 윤희숙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호소했던 걸 제대로 들었으면 여당이 독박을 쓸 일이 없었고 시장 혼란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1년 간 원내대변인을 하다 마친 소감은.

△의원 신분이 되기도 전에 대변인을 맡았다. 보람은 있었지만, 여당이 전통과 원칙에 어긋나는 `절대반지`를 낀 바람에 국회가 낭비적으로 운영됐다. 그걸 되풀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원내대변인 시절 논평을 묶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당이 개혁과 쇄신에 성공했다고 보는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오랜 경륜과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독일 의회 정치를 보며 식견과 통찰력을 쌓았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중원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특히 호남 행보는, 당장 표를 얻진 못 하겠지만 호남을 통해 수도권 입지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당은 스스로 힘으로 개혁해야 한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어떤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하나.

△이번 당 대표는 한시적이다. 11월에 대선 후보가 나오면 그 후보 중심으로 가게 된다. 대선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그 책임도 한꺼번에 져야 한다. 대선 승리를 위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 당이 하나의 구심이 돼야 한다. 국민 여망을 담아낼 리더십, 경륜과 참신함이 모두 다 필요하다. 새로운 바람과 경륜이 어떻게 결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초선 의원을 비롯한 정치 신인들이 당 대표, 최고위원 선출 과정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선수가 문제가 아니고 누가 혁신을 할 수 있느냐가 큰 것 같다. 귀담아들어야 할 문제다. 물론 정당 입장에선 경험도 중요하다. 대선 경선은 물론 당내 여러 갈등을 해결해야 하고 다양한 지지층도 관리해야 한다. 중도층도 아울러야 하는데, 그러려면 경륜도 필요하다. 참신함에는 경륜이라는 보완제가 필요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올 한 해 의정 활동 목표가 있다면.

△일단 백신사절단 활동에서 초당파적인 노력을 이끌어야 한다. 정부가 먼저 나서줬으면 했지만, 의미가 있다. 내 주도로 글로벌혁신연구포럼을 창립했다. 여당 인사들도 많이 들어왔다. 글로벌 안보 문제 등 많은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의 너무 좁은 현안에만 갇히지 말고 선제로 입법을 할 계획이다. 스마트 교육법 입법도 강화할 예정이다.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강화되면서 학습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교육만큼 지역 격차가 벌어진 게 없다.

지역구(마산)에서는 3·15 의거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이 있다. 3·15 의거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혈 민주화 운동이다. (국회 처리가) 거의 막바지로 왔다. 지역 경제와 관련해선, 지난해가 마산 자유무역지역 50주년이었다. 특히 리쇼어링 기업에 관심이 많은데 과감한 유인책과 규제 완화책이 필요하다. 단순히 재정 지원이 아닌, 지역 스스로 경제 재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 수출 기지였던 동남권, 서남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자유무역지역 법안이 주요 관심사다.

또 하나는 문화예술 분야 발전이다. 우리나라 지역의 문화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특히 미술관이 부족하다. OECD 평균으로, 10만명 당 한 곳씩 미술관 있다. 문화의 균형발전을 잡아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역 설치 의무화 법안을 냈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7일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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