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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대량의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며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2007년 11월 1일부터 2008년 10월 31일까지 개인은 6조 1980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41조 6747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음에도 저점매수를 노리고 주식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다만 2008년과 현재의 주식 매매 패턴은 다르다. 금융위기에 주가가 하락한 기간 동안 개인들은 낙폭과대주인 조선·중공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순매수 2~4위가 순서대로 △대우조선해양(9847억원) △STX팬오션(8904억원) △STX조선(7831억원)으로,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4종목이 조선업, 3종목이 중공업종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20위 내)은 단 세 종목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주식시장에 진입한 개미들은 초대형 우량주를 집중 매집하고 있다. 연초 이후 지난달 19일까지 압도적인 순매수 1위 종목이 삼성전자(005930)로 총 6조 6267억원 가량을 매집했다. 이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순매수 상위 종목이 모두 시가총액 상위종목(20위 내)들이다.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종목의 수익률을 중간점검해봐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순매수 상위 10종목을 만약 지난 19일 저점에 매수했다면 현재까지 평균 30.23%의 수익률을 올린 게 된다. 코스피 지수가 23.98%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벤치마크 대비 선방한 것이다. 레버리지 ETF를 제외해도 23.63% 수익률이다.
물론 저점에서만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 하락기간 내내 꾸준히 매집한 개인이 많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낮을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승률은 과거와 다르게 높아졌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단, 짧게 사고 팔 경우 수익을 봐도 낮은 수익률에 머물 가능성이 높고, 되레 손해를 볼 가능성도 높다고도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려면 주가가 고점을 갔을 때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봐야해서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면서도 “일단 저점은 잘 잡았다고 볼 수 있고, 특히 최근 진입한 투자자의 대부분이 20~30대라고 하는데 이들이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와 같은 초대형 우량주들을 많이 사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를 할 경우 좋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