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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이 설립한 옥타브라이프사이언스로부터 570억원 규모의 프리IPO 유치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스마일게이트로부터 400억원, 인터베스트로부터 300억원을 포함해 LB인베스트먼트·마그나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VC들로부터 830억원을 조달했다. 유치한 자금만 총 14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프리IPO는 신규 투자가를 모집하지 않고 기존 투자가를 대상으로만 진행됐다. 프리IPO에 참여한 기관들은 앞서 지난해 3월 디앤디파마텍에 약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신규 투자가를 유치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일부 조정될 수 있고 지분 가치 산정에도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기존 투자가들을 대상으로만 투자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동구바이오제약(006620) 또한 지난해 3월 31억3000만원에 디앤디파마테 지분 8.1%를 취득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교수진 및 연구진이 세운 신약 개발 기업이다. 이강춘 성균관대학교 약대 석좌교수와 이슬기 존스홉킨스 의대 부교수가 연구개발(R&D)과 임상 전반을 이끌고 있으며 퇴행성 뇌질환 연구 권위자인 테드 도슨 존스홉킨스 의대 박사도 공동창업자 자격으로 임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회사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희귀성 섬유화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뉴랄리’와 ‘세라리 화이브로시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최근 코스닥 상장을 위해 주관사 선정에 나선 상태다.
피터 틸의 이번 투자는 단순히 디앤디파마텍의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피터 틸은 금융범죄에 대비하기 위해 빅 데이터 기업 ‘팔란티어’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해당 업체는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투자를 받을 정도로 전도 유망한 기업이다. 피터 틸은 빅 데이터와 의료 부문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위해 존스홉킨스와 인연이 있는 디앤디파마텍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디앤디파마텍과 자회사가 개발 중인 퇴행성 뇌질환 치료 치료물질인 NLY01가 임상2상에 돌입하면서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IT업체 위주로 투자를 진행해 온 피터 틸이 디앤디파마텍에 베팅한 까닭은 회사의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이 산 것이기도 하지만 바이오 업체들이 기타 다른 산업과 연계돼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