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1위 전립선암… 진행 느리다고 방치하면 치명적

이순용 기자I 2019.03.12 05:00:00

초기엔 심각성 못 느껴, 50세 이상은 검진 필수
연령 높을수록 위험, 과도한 지방 섭취는 암 키우는 격
적정 체중 유지하고 고단백·고지방 식사 피해야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전립선암’은 많은 사람들이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생존기간이 길어 ‘순한 암’, ‘착한 암’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위험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병을 키우다 낭패를 겪는 사례가 빈번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만 명이 넘는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한다. 전립선암은 2016년 간암을 제치고 국내 남성암 중 발병률 4위를 차지했고,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105개국 남성의 1위 암이다. 다른 주요암들의 발생률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전립선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령화 사회의 남성암이다.

◇ 50세 이후 검진 필수

신체 및 일상생활의 변화를 무심코 넘기는 것은 암을 발견하는 데 방해가 된다. 특히 전립선암은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눌러 생기는 ‘양성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에 걸리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는 등 배뇨 곤란을 겪고, 소변을 잘 참지 못해 자주 지리거나 소변을 자주 보기도 하는데 이는 양성전립선비대증의 증상과 거의 흡사하다. 그밖에 소변 혹은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전립선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양성인 전립선비대증과 악성인 전립선암이 같이 나타나는 사례도 많아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50세가 넘으면 매년 비뇨의학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특히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돼 완치가 힘든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지방 섭취는 암 키우는 격

전립선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다. 50세 이상에서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11일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70대 전립선암 환자가 42.9%, 60대가 33.2%, 80대 이상이 13.1%의 순으로 약 10명 중 9명이 노년층이다. 다만 최근에는 40~50대 중장년층을 비롯해 비교적 젊은층에서도 전립선암이 발생하는 추세다.

아울러 전립선암은 서구식 식단 증가와 연관성이 깊다. 최근 전립선암 발생률은 10년 전보다 약 32% 증가해 암 발생 증가율 면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방 섭취가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습관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일수록 높은 병기의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학계 보고도 있다.

◇적정 체중 유지하고 고단백·고지방 식사 피해야

과체중이나 비만이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커지며 암 진단이 어려울 수도 있다. 수술 및 치료에 따른 회복도 늦고 사망률도 증가할 수 있어 평소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짧은 시간에 살을 빼기 위해 특정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변석수 교수는 “과일, 채소, 곡물은 충분히 섭취하면서 지방과 칼로리, 과도한 양의 알코올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붉은색 고기인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장아찌나 젓갈류처럼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밀가루와 인스턴트 식품, 튀김류는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세포는 림프나 뼈로 잘 전이되기 때문에 전이된 경우,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남성호르몬의 생성 자체를 차단하거나 기능을 억제하는 호르몬 치료가 시행된다. 전이되지 않은 국소 전립선암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인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한다.

◇초기암은 하이푸로 완치 기대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을 시행하고 있다. 개복하지 않고 몇 개의 구멍을 뚫은 뒤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해 전립선 끝부분 및 주변 골반조직, 요도 부위를 치료한다. 변석수 교수는 “로봇을 이용하면 골반 안의 매우 좁고 깊은 곳에서도 육안과 비교해 10~12배 확대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며 “사람의 손과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으로 신경을 보존하며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고 미세한 손 떨림도 막을 수 있어 복잡하고 섬세한 동작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진행이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리다. 때문에 초기에 암이 발견됐을 경우엔 하이푸(HIFU,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를 이용한 국소치료를 통해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이푸는 초음파에너지를 집중시키면서 발생된 열로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장비인데, 시술 후 요실금과 발기부전 발생 빈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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