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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You are what you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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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18.11.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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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오래된 서양 속담이다. 영어 그대로 표현하면, ‘You are what you eat’. 15년 전쯤 영국의 한 TV 채널에서 인기리에 수년간 방영됐고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도 제작된 다이어트 프로그램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이 비단 음식뿐이겠느냐만, 음식은 많은 부분을 ‘숨김없이’ 드러내주곤 한다.

얼마 전 ‘불법 동영상 취급 업종’에서 일하다, 환멸을 느끼고 시골에 내려가 농사짓는 사람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아빠가 ‘야한 동영상(야동)’을 취급해 돈을 벌었다”고 차마 이야기할 수 없어 일을 관뒀다고 했다. 소화가 안 돼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옛 주식, 곧 ‘야동’ 때문에 귀농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 인터뷰와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서양 속담이 스쳤다.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을 ‘비판하는 듯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퇴사한 직원의 뺨과 머리를 무차별 가격하고, “살려면 무릎 꿇어”라고 소리치는 동영상의 주인공 양씨. 이른바 ‘양진호 동영상’은 내부 고발자가 몰래 찍은 것이 아니라, 양씨가 소장을 위해 기념으로 찍은 동영상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언론에 보도된, ‘거론하기조차 거북한 엽기 행각들’은 인간의 끝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양씨는 자신의 만행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집 앞으로 찾아간 취재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이 놀랄까 걱정돼 취재에 응하기 곤란하다’며 이해해달라는 취지였다.

몇 해 전 개봉한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혈연’이라는 사실이 아버지 됨을 인정 받는데 과연 필수적인 요소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생각과 행동의 성장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아버지가 되어 가는 과정에 있어, 어쩌면 혈연 자체는 결정적이지 않을뿐더러 무의미하기까지 하다는 메시지를 두 아버지를 통해 던진다.

양씨의 지시로 색색으로 머리 염색을 해야만 했던 양씨 회사의 임직원들도 누군가의 아버지다. 다른 아버지들에게 ‘가족의 생계’를 볼모로, 수치심과 굴욕감을 참아내게 한 양씨의 ‘아버지 됨’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1500억대 자산가로 알려진 양 회장은 무엇을 먹으며 성장했기에, 이런 ‘괴물’이 된 걸까.

그는 국내 웹하드 1위 업체 ‘위디스크’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웹하드 사업 자체가 사양 산업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그곳에 등록 된 ‘합법적’ 콘텐츠만 팔아 그 돈을 벌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 가지 않는다.

위디스크의 한 직원은 양 회장의 회사가 성범죄 동영상 등을 올리는 이른바 ‘헤비 업로더’들과 ‘상생의 관계’를 맺어 왔다고 했다. 이를 두고 양 회장의 회사가 ‘성범죄 동영상’을 적극 유통해 수익을 내고, 디지털 성범죄자를 양산해 왔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웹하드 등록제 시행으로, 웹하드 업체는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을 적용하고 상시 모니터링 하는 ‘기술적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한다. 지난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웹하드 서비스를 포함해 저작물의 무단 다운로드 및 그 밖의 불법복제를 허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는 목적에 동의했고, 그 영향으로 2012년 한미 FTA 발효와 함께 웹하드 등록제가 실시됐다. 기술적 조치, 즉 ‘특정 기반 필터링’은 콘텐츠의 영상, 음성, 이미지 콘텐츠 고유의 값 등을 비교해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정상적인 필터링 업체의 필터링만 있어도, 성범죄 동영상은 지금처럼 버젓이 유통되기 어렵다.

양 회장은 현재 ‘특정 기반 필터링’ 기술을 보유한 기업 2곳 중 1곳인 ‘뮤레카’의 실소유주다.

여기에 불법 영상물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온라인상에서 병 주고 약 주면서, 불법적 요소가 가미된 건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돈을 긁어모은 셈이다.

양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웹하드 카르텔’을 독식하며 배를 채웠다. 불법 동영상에 찍힌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그 동영상은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유통됐다. 피해자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불법 영상물을 판 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양 회장의 엽기 만행.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악행이 밝혀져 천만다행이다.

이번에 드러난 양 회장의 웹하드 카르텔은 거대한 웹하드 카르텔 전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또 이 웹하드 카르텔이 가능케 한 더 거대하고 막강한 배후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범죄 동영상의 유통은 동영상에 찍힌 사람의 목숨 뿐 아니라 동영상을 접한 사람의 자존감을 앗아가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곳곳에 구멍투성인’ 관련법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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