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글로벌 행보 성과…각 부문 ‘미래 먹거리’와 연계 논의될듯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김기남·고동진·김현석 사장 등의 주재로 오는 22일 DS부문, 25일 IM부문, 26일 CE부문 순으로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총수 부재’ 상황 속에서 글로벌 시장 점검과 대응 방안 등 실무적 측면에서 회의가 진행됐다면, 이번엔 이재용 부회장 경영 복귀 후 첫 행사라 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한층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3월 22일~4월 7일 유럽·캐나다 △5월 2일~9일 중국·일본 △5월 31일~6월 10일 홍콩·일본 등 3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첫 출장에선 프랑스 파리와 스위스 제네바, 스웨덴, 캐나다 토론토 등을 돌며 AI 분야 관련 기업 및 연구 인력을 만났다. 두 번째는 중국 선전에서 BYD·화웨이·샤오미·BBK(VIVO 모회사) 등 현지 IT·전자업계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전장·부품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일본 양대 통신업체인 NTT도코모와 KDDI 등의 경영진들과 만나 5세대(5G) 이동통신 및 자율주행 기술 등 관련 사업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세 번째 출장에선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우시오(Ushio) 전기’와 자동차 부품업체 ‘야자키(Yazaki)’ 등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반도체 및 전장 사업, 의료기기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3번의 글로벌 행보를 통해 얻은 성과 및 결과물들은 이번 전략 회의를 통해 각 부문에 공유되고, 올 하반기 사업 계획 수립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기남 사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경영진들이 모두 동행했던 중국 선전 출장은, 당시 현지 업체들과의 협의 사안이 해외 법인장 등에게 구체적으로 전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는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겠지만 경영 복귀 후 첫 회의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 결과물들이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 전반에 적용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공개 신제품 등 당면 과제 점검 및 협의
이번 회의에선 각 부문의 당면 현안들에 대한 점검 및 관련 사업의 하반기 전략도 다뤄질 전망이다.
DS부문의 메모리 사업에선 차량용 등 10나노급 D램 라인업 및 4세대 64단 V낸드(3D낸드) 제품의 공급 확대와 함께 초(超)격차 유지를 위한 5세대 96단 V낸드 양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당국의 메모리 가격 담합 조사 등에 대한 대응책 등도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비(非)메모리에선 AI 딥러닝과 이미지 처리 기능을 강화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신제품 ‘엑시노스 7(9610)’의 양산 일정 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IM부분은 오는 8월 출시가 예상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공개 및 판매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또 같은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공개가 거론되는 스마트 스피커와 AI 플랫폼 ‘빅스비 2.0’ 등에 대한 얘기도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빅스비 2.0의 경우엔 CE부문에서 ‘삼성 홈 IoT(사물인터넷)’과의 연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석 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빅스비 2.0을 통한 AI 플랫폼의 제품 간 시너지를 강조한 바 있다. 또 CE부문에선 삼성 제품뿐 아니라 전구·센서 등 제 3의 기기까지 연동하고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허브’를 하반기부터 도입할 계획이라, 이 역시 전략 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