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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현 SK텔레콤 전무(블록체인사업개발 유닛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인터넷뿐 아니라 오프라인 세상까지 크게 바꿀 것으로 확신했다.
지금의 인터넷은 인터넷에 없는 신뢰성을 중앙집권적인 방식(중앙서버)으로 제공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네이버 같은 회사들이 지배하나,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오 전무는 KT에서 신사업을 총괄하다 SK(주) C&C에 영입된 뒤 ‘블록체인’의 매력에 빠졌다. C&C 근무 당시 한국전기안전공사와 전기 화재의 원인이 되는 야크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했고, 지난해 12월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블록체인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그는 “작년 7월, C&C 입사 이후 블록체인의 사업성을 검토하라는 회사의 주문이 있었고 3주 만에 확신을 갖고 보고했다”며 “AI나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달리 우리나라가 1등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기존의 P2P에선 거래 당사자가 누구인지 확인이 안 되고 거래 대상이 톰과 제리 동영상이 맞는지 믿기 쉽지 않지만 블록체인은 다르다”며 “여러 명이 분산해 거래정보를 기록하고 증명하는 것은 굉장한 파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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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무가 이끄는 블록체인사업개발 유닛(Unit)에는 3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모든 서비스에 적합한 건 아니고, 전부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쉽고 단순한 모델이 성공할 수도, 좀 더 엣지있는 모델이 성공할 수도 있다. 조직 내부의 타부서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며 “대학생들이 취업하려면 각종 증명서를 떼와야 하는데 블록체인에 학생들의 대학졸업증명서 승인 정보를 기록해 대학들과 회사가 공유하면 훨씬 편해진다. 병원 진료비 보험금 청구 때 필요한 가족관계증명서 역시 마찬가지 방식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블록체인을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에 접목하는 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블록체인은 응용서비스단(플랫폼)이 아닌 프로토콜 자체에 가치가 모이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지는 신중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를 SDN(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로 구성할 수 있지만 현실화 여부는 테스트가 필요하다”며 “다만, 마이크로 페이먼트는 블록체인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11번가의 고객을 늘리거나 신용카드사에 지불했던 페이먼트의 수수료를 11번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모델도 검토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