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전문의 칼럼] 세계는 지금 수술로봇 경쟁 중

이순용 기자I 2017.12.26 05:58:00
[이춘택병원 윤성환 원장] 첨단기술 발전으로 산업에서 가전용 로봇까지 여러 분야에서 로봇의 활약이 대단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로봇 적용분야 중 하나가 바로 의료인데, 진단과 수술, 치료, 재활, 간호 등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로봇기술을 이용해 더욱 정밀하고 안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생명 연장과 건강한 삶 영위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면서 의료용 로봇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용 로봇의 시작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뇌수술에 사용된 산업용 로봇 ‘PUMA560’은 의료용 로봇의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 이후 로봇을 이용한 의료기술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2000년 복강경 등 연조직을 최소 절개를 통해 여러 수술 도구를 인체에 넣어 3차원(3D) 스테레오 영상을 기반으로 수술하는 ‘다빈치’(da Vinci) 시스템의 등장은 로봇 수술 발전과 대중화를 촉진하는 동기가 됐다.

1990년 초 개발된 ‘로보닥’(ROBODOC)은 인공관절 수술에 있어 정교한 뼈의 절삭을 돕는 로봇으로, 반자동 또는 안내 시스템이 아닌 최초 완전자동 로봇이다. 로보닥 시스템은 환자의 뼈 모양, 병의 진행 정도 등의 해부학적 데이터와 병소 소견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계획을 세우는 기기인 ‘오소닥’(ORTHODOC)과 오소닥에서 생성된 데이터 값을 기반으로 직접 수술을 수행하는 로보닥으로 이뤄진다.

1992년 미국에서 로보닥을 이용해 세계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다. 국내에서는 2002년 본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시행됐다. 이후에도 의료기관 내 자체 로봇관절 연구소 및 국내 의료 로봇 기업은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갖추기 위해 연구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수술의 안정성을 높여 환자의 부작용을 줄이고, 최소 절개, 빠른 수술로 환자 회복 시간을 단축하고, 빠른 재활을 돕기 위함이다.

혁신 기술 집약체인 수술로봇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며 안정성 높은 수술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나아가 수술용 로봇은 정보통신기술(ICT), 나노, 바이오, 3D 프린터 등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수술 시스템의 무인화를 목표로 하는 자율 수술 로봇 △혈관 내에서 진단과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마이크로 혈관 치료 로봇 △원격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원격 상담 로봇의 연구개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3D 프린터와 로봇 의료기기의 융합도 주목할만 하다. 지속적인 로봇기기 산업 발전과 이에 발맞춘 의료계의 활발한 학술연구 및 임상시험으로 환자에게 보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와 윤택한 삶을 선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