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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老) 정객의 목소리는 낮지만 단호했다. 15대 국회(1996∼1998년) 입법부 수장을 지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촉발된 정치사회적 혼란상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28년생으로 올해 나이 89세인 김 전 의장은 심각한 경제·안보 위기를 고려할 때 최순실 파문을 서둘러 극복해야 한다며 여야를 향해 쓴소리도 아까지 않았다.
우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미증유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해 차분한 대응을 강조했다. 레임덕 수준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과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다다랐다는 인식에서다.
김 전 의장은 “정치인생을 되돌아보면 이번 사태와 비슷한 소요사태나 여러 혼란이 있었다. 정국이 혼란한 때일수록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너무 흥분해서 감정으로 대응하거나 하지 말고 시국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여야 정치권 양측에 주문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지금 현재 (최순실 파문의) 근본 원인이 어디 있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이 이번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는 것에는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김 전 의장은 “야당의 입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이야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할 때는 그런 불행이 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야 내부의 대화는 물론 청와대와 국회의 소통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최순실 파문을 둘러싸고 연일 격화되고 있는 여야 공방과 관련, “여야가 이성을 잃지 않고 절도있는 논쟁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난파선의 처지에 내몰린 새누리당의 진로와 관련, “당이 참담한 상황인데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수습책이 나오게 돼있다”며 “여하튼 사퇴다, 하야다 그런 주장을 하면 안된다. 수습을 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대통령과 여야의 유력 차기주자들의 대화 테이블을 만들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권주자의 대화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다만 그럴려면 서로 말들을 조심해야 한다. 최대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냉철한 자세로서 차분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여야 대표 초청 회동과 관련, “당장은 어렵겠지만 차차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 때문인 만큼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물론 개헌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면서 “잘 숙고해야 하지만 너무 감상적으로 그 때 그 때 ‘올오어낫씽(all or nothing) 게임으로 가서는 안된다. 차분하게 상황을 살펴서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전 의장은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상당히 차분한 성격의 학자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수습책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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