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동·미국식까지' 강남에 부는 다국적 채식 열풍

유태환 기자I 2016.07.21 05:00:00

건강·다이어트에 맛까지 1석3조..신사동에만 20여곳 성업
중동식·인도식 등 세계 각국 요리 특성 살린 메뉴 인기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채식주의 식당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서울 강남 지역에 채식주의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히 고기를 넣지 않는 차원을 넘어 채소를 이용해 고객 취향에 맞춰 개발한 다양한 메뉴를 앞세운 가게들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강남 일대에 채식주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적도 다양하다. 한식·중동식·미국식·중식 등 세계 각국의 채식문화가 강남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한 채식주의 식당을 찾은 직장인 김나영(28·여)씨는 “(두부)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게 신기하다”며 “채식주의자인 친구 덕분에 처음 알게 됐는데 분위기도 있고 음식도 맛있어 혼자서도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점심 시간 이전부터 주문이 밀린 데다 오후 1시 넘어서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식당 주인은 “점심·저녁 시간에는 주문이 밀려 최소 30분~1시간씩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구 일대에서만 비건(Veagan·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가장 엄격한 의미의 채식주의자) 메뉴 음식만 판매하는 식당과 카페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메뉴는 버거나 빵에서부터 스테이크·케이크·아이스크림 등 다양하다.

중동식 채식주의 음식을 파는 A식당에서 만난 조혜연(23·여)씨는 “일주일에 2~3번씩 운동을 가는 날에는 이 가게에서 채식 식단으로 식사를 한다”며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맛도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조씨는 배달 주문이 밀려 20분 이상 기다려 음식을 포장해 갔다. A식당을 운영하는 김형석(38)씨는 “손님들이 찾는 이유는 비건 식당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맛이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식재료나 조합 측면에서 채식주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맛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음식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식열풍에는 ‘채식=건강식’이란 이미지 영향도 크다. 실제로 채식주의자가 아닌 손님들도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란 이유로 채식주의 식당을 찾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식 B샐러드 전문점에서 만난 대학생 성보람(22·여)씨는 “고기보다는 아무래도 채식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이 있다”며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채식주의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건강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채식주의·비건 식당을 찾는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다이어트나 건강을 생각하면서 음식을 선택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외식문화도 점점 더 건강식을 화두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종류의 채식주의 음식들. 비건(vegan) 버거, 두부 스테이크, 비건 쿠키, 비건 케이크(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유태환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채식주의 식당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유태환 기자)
서울 강남구의 한 중동식 채식주의 식당 메뉴판. ‘허머스 샐러드’(hummus plate)와 비건 버거 등 이 식당만의 특색있는 메뉴가 보인다. (사진=유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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