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기업은 지난해 2~4월 전담 조직을 꾸려 성과 연봉제 초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이 제도 적용 대상을 기존 간부급인 1·2급에서 전체 직급으로 넓히고, 최고·최저 간 성과 연봉 차등 폭도 2배로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가 작년 1월 성과연봉제 확대 방침을 담은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한 직후다.
마사회는 작년 12월 이를 위한 노사 단체 협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는 성과연봉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다. 정부 권고안이 나오기도 전에 제도 도입을 알아서 끝낸 것이다.
물론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적지 않았다. 마사회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사 단체 교섭만 10여 차례, 실무 회의는 30여 회 가까이 거쳐야 했을 만큼 논란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마사회가 제도를 일찍 도입하게 된 것은 기관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사행성 있는 산업이 주 업무이다 보니 노조 등이 규제 칼을 쥔 정부나 여론·시민단체 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마사회는 지난달 중순 성과 연봉제 조기 도입을 위한 47개 선도기관 중 하나로 다시 지정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 안은 공공기관 직원의 기본 연봉 인상률도 성과 등급별로 평균 3%포인트 차이가 나도록 했지만, 마사회는 예전 지침에 따라 이 차등 폭을 1~2%포인트로 정했다”며 “이런 부분을 정부 기준과 부합하도록 재설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사회 노사와 이사회는 지난달 31일 성과 연봉제 확대 안건을 다시 의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사는 내년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만점 100점)에서 배점 4점(가점 1점 포함)을 받고, 소속 직원은 공기업 기본 월급의 50%를 추가 성과급으로 받게 됐다. 30개 공기업 중 최초로 성과 연봉제를 확대 도입한 기관이라는 타이틀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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