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육성 정책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실제 공급 단지도 연이어 흥행에 성공해서다. 뉴스테이는 정부가 중산층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공급에 박차를 가하는 보증부 월세 형태의 장기 민간 임대주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8일 진행한 ‘수원 권선 꿈에그린’ 아파트의 청약 결과, 총 2400가구 모집에 7623명이 접수해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평균 경쟁률은 3.2대 1이었다.
전용면적 59㎡형은 160가구 모집에 1579명이 몰려 9.9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권선 꿈에그린은 민간 택지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뉴스테이 아파트다. 단지는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824-1번지 일대에 최고 20층, 32개 동 규모로 지어진다.
앞서 지난달 대림산업(000210)이 인천 남구 도화동에서 입주자를 모집한 뉴스테이 아파트인 ‘e편한세상 도화’도 2051가구 모집에 1만 1258명이 몰렸다. 평균 5.5대 1의 경쟁률이다. 대림산업은 국내 1호 뉴스테이인 이 아파트가 계약 시작 5일 만에 완판됐다고 설명했다.
1·2호 사업장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뉴스테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와 수원 호매실지구의 뉴스테이 사업자 공모에 GS건설(006360)과 현대건설(000720)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두 건설사는 지금까지 뉴스테이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도 처음으로 뉴스테이 단지가 나왔다. 국토부는 지난 7일 광주시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광주시 북구 누문동 누문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 2018년까지 뉴스테이 3000여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7일 내놓은 ‘최근 전세 시장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시작된 뉴스테이가 당장 효과를 거두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늘면 중산층 전·월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책 효과에는 물음표를 던지는 이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오르는 월세를 부담하면 한 집에서 8년간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뉴스테이 세입자에게는 집주인이 개인에서 대형 건설사로 바뀌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건설사 수익률만 맞춰줄 게 아니라 금융 자본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세입자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