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이채로운 사업 영역을 한 회사가 모두 아우른다. 정체가 뭘까.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으로 잘 알려진 대형 종합건설사 대림산업(000210)이다.
올해 1분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한 대림산업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발주 감소, 원가율 상승 우려 등 국외 시장 위축과 장기 전망이 불투명한 국내 주택시장 등 최근 건설 업황이 썩 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단순 시공을 넘는 체질 개선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업체별 생존을 위한 전략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림산업은 발전·호텔의 EPC(설계·조달·시공)와 운영, 화학 사업 시너지로 EPC 연계 수주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의 그늘을 털고 이미 올해 초에 실적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87억원으로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것. 시장 기대치(508억원)을 넘어서는 성적표로 6개 상장 대형 건설사 중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건설 부문 영업이익이 3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5억원)보다 3배 늘면서 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매출액은 2조 182억원으로 2011년 3분기부터 15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2조 클럽(2012년 4분기는 3조 65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도 3.4%를 기록해 증권사 예상치(2.3%)를 소폭 웃돌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존 해외 사업장 부실은 정리하고 새 일감을 챙겨넣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해외 부실 반영액은 누적 기준 1조 3300억원으로 총 도급액(6조 2000억원)의 21.4%를 차지했다. 현대건설(000720)을 제외하면 6개 상장 건설사 중 부실 비용 반영 수준이 가장 높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은 해외 부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며 “추가 부실 우려보다는 앞으로 환입에 대한 기대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신규 수주 증가세도 뚜렷하다. 대림산업은 1분기에 1조 8963억원을 수주해 지난해 1분기(6072억원)보다 수주액이 3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플랜트 사업에 밀려 주춤했던 토목과 건축 분야에서 작년보다 각각 18배, 5배 많은 7810억원, 9721억원의 일감을 따낸 영향이다. 나머지 5개 상장 건설사의 신규 수주 실적이 쪼그라든 것과 대조적이다.
◇“체질 바꾼다”…호텔·임대주택 등 신사업 박차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한 신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회사 내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수도권 최대 규모인 경기 포천시 창수면 ‘포천 복합 화력발전소’의 상업 운전을 개시하며 민자 발전사업 진출로를 열었다. 호텔과 임대주택 사업 개척에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서 자체 브랜드를 단 319실 규모의 ‘글래드 호텔’을 개관했다. 인천도시공사·정부 기금과 공동 추진하는 2656가구 규모의 국내 1호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은 인천 남구 도화구역에서 오는 7월 착공을 앞뒀다. 프로젝트 발굴·운영·관리를 총괄해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활기를 되찾은 주택사업과 재무 구조는 사업 확장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전국에 새 아파트 2만 179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작년(1만 2634가구)보다 73% 늘어난 물량이다. 상위 10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047040)에 이어 공급 물량이 두번째로 많다. 올해 분양을 마친 ‘e편한세상 수지’, ‘e편한세상 서창’ 아파트 등이 조기 완판에 성공해 분양대금 회수에 따른 유동성 확보 기대감도 크다.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 비율)은 133%로 차입금이 많은 건설업 특성을 고려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조건들이 맞물리면서 주요 증권사들은 대림산업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최근 10% 이상 상향 조정했다.
회사의 올해 경영 목표는 신규 수주 9조 2000억원, 매출액 9조 2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 달성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현장을 정상화하고 유가 급락 등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인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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