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공급면적 143㎡(43평)짜리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는 올해 1월 17억 1500만원(13층)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17억원(19층)에 거래된 이후 한 달 새 15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공급면적 214㎡(65평) 아파트도 지난달 21억원(2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0억 2000만원(7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8000만원 가까이 매매 가격이 뛴 것이다.
중대형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4년간 이어졌던 하락 흐름을 끊고 5년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한 데 이어 연초 들어서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일 이데일리가 부동산114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용면적 85㎡(33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2.02%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췄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초부터 지난 주까지 5주 연속 0.2%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가 5년만에 재상승한 것은 가격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최근 몇년 새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데다 집값 하락 폭도 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값 오름세는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초기 아파트 단지가 주도하고 있다. 중소형보다 상승률은 낮지만 상승 폭이 커 가격 변화가 눈에 띌 정도다. 실제 지난해 서울 마곡지구에 입주한 ‘마곡 엠밸리 5단지’ 전용면적 114㎡형도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분양가보다 1억원 정도 높게 형성됐지만 시장에 나온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 위례신도시에서 이달 입주를 시작한 ‘송파 푸르지오’ 단지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에 평균 1억원 가까운 웃돈이 붙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