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올해 최대 77%의 수익률을 보이며 무섭게 상승하던 통신주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에 발목을 잡혔다.
주파수 경매가 시작 이틀째인 20일 통신사들의 주가는 나란히 하락했다. SK텔레콤은 전일 대비 0.71%(1500원) 내린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KT는 0.56%(200원) 하락한 3만545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가장 큰 상승을 보인 LG유플러스도 전일 대비 2.66%(350원)내린 1만2800원을 기록하며 1만3000원대가 깨졌다.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 경매에 모두 최소 금액을 입찰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밀봉 입찰’이 될 가능성 때문이다.
통신사들이 지금처럼 계속 최소 금액을 적어 내면 총 50회의 라운드 후에도 주파수 주인이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통신3사는 동시에 원하는 가격과 주파수 대역을 적어내게 된다.
밀봉 입찰에 돌입하면 1조원 이상, 최대 2조원에 이르는 경매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통신사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증권가는 주파수 경매가 통신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밀봉입찰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기는 했지만 일시적인 비용인데다 망 고도화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대신 올해 통신사들의 주가를 끌어올린 가입자당매출(ARPU)와 보조금 경쟁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통신주는 지난 3~4년 동안 주가변동이 거의 없다가 올해 4~5월 주목을 받으며 상승세를 탔다. LTE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이 늘고, 보조금 경쟁 완화로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영업이익과 직접 연관되는 ARPU는 하반기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LTE 이용요금 자체가 기존 3G보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LTE 사용자가 늘어나면 ARPU도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신규 서비스인 LTE-A를 KT보다 먼저 제공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하반기 ARPU는 상반기 대비 2%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ARPU가 400원 상승하면 영업수익은 100억원 증가한다”며 “ARPU 상승에 따른 영업수익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사들의 영업이익률 상승의 걸림돌인 마케팅비용은 하반기에도 축소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가 보조금 등 마케팅비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정부는 KT에 단독 영업정지를 조치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하고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업종은 하반기에도 내수 업종 가운데 독보적인 이익 증가를 보여줄 것”이라며 “LTE-A를 계기로 ARPU 상승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고 고정비용 하락 추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