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재정절벽과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 속에서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하락을 막아냈다.
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23포인트, 0% 하락한 1만2815.1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0.62포인트, 0.02% 떨어진 2904.2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만 전거래일보다 0.15포인트, 0.01% 높은 1380.00을 기록했다.
중국의 지난 10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거의 4년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데다 수출 증가율도 5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를 다소 살려줬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지만, 의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트로이카가 긴축이행 시한을 2년 연장할 경우 330억유로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서서히 추가 지원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반면 미국 재정절벽 해결을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큰 힘이 되진 못했다. 또 재향군인의 날(베테랑스 데이) 휴일로 거래가 많지 않은 점도 지수 상승폭을 제한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이동통신주와 산업재 관련주가 강했던 반면 유틸리티와 기술주는 부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2% 하락했고, 애플도 1% 가까이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택건설업체인 D.R.호튼이 6% 가까이 추락했고 경쟁사인 비저홈스도 17% 이상 급락했다. 타겟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내년 1월말에 ‘블랙베리10’을 출시하기로 한 리서치인모션(RIM)이 3% 이상 상승했고, 베스트바이도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세런 맥코럼 선임 소식에 4% 가까이 올랐다. 페이스북도 4% 이상 급등하며 랠리를 이어갔다.
◇ ‘블랙프라이데이 잡자’..美소매업체들, 일찍 문연다
미국 최대 쇼핑 대목 중 하나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선점을 위해 미국 소매업체들이 예년보다 앞당겨 문을 열기로 했다. 경기 부진과 허리케인 ‘샌디’ 피해라는 악재를 상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최대 어린이 장난감 소매업체인 토이저러스와 미국내 2위 소매업체인 타겟은 이날 올 블랙 프라이데이 특별행사를 위해 각각 부활절 저녁 8시와 9시부터 매장 문을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3시간씩 앞당긴 것이다. 앞서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도 부활절과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밤 8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어스홀딩스도 부활절밤 8시에 문을 열고 다음날 밤 10시까지 영업하기로 했다.
통상 미국 소매업체들은 부활절 자정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이처럼 일부 소매업체들이 서둘러 매장 문을 열어 고객을 선점하는 등 경쟁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닷컴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시작한 것도 이같은 소매업체들의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표적인 소매 의류브랜드인 갭도 지난해 1000개 수준이었던 부활절 영업 매장수를 올해에는 1100곳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갭’과 ‘올드 네이비’, ‘바나나 리퍼블릭’ 매장을 모두 합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종전대로 부활절 자정부터 할인행사를 시작하기로 했고, 콜스와 전자 소매점인 베스트바이도 같은 시간대에 문을 연다.
◇ 트로이카 “그리스 긴축연장땐 추가비용 330억유로”
그리스 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긴축이행 시한을 2년 연장해줄 경우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부담해야할 추가 비용이 33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블룸버그는 트로이카 실사팀이 그리스에 대한 실사 이후 작성한 115페이지짜리 보고서 초안을 입수,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 초안은 이날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2년간 긴축이행 시한을 연장해줄 경우 기존 시한인 2014년까지 150억유로(19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 지원해야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후 연장해준 2016년까지 176억유로가 더 필요하는 계산이 나왔다. 이같은 구제금융 자금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이자를 경감하고 구제금융 지원자금의 상환 만기를 연장해주는 대신 자금 상환 스케줄을 앞당기고 그리스 국채를 되사는 방안을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 제시했다.
트로이카팀은 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리스크가 아주 높은 상태”라고 지적하면서도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부가 재정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뚜렷한 진전을 보였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EU, 해외항공사 탄소세 부과 1년간 유예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EU로 취항하는 해외 항공사들에 대해서도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한 방침을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과 미국 등의 강력한 반발에 따른 것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니 헤더가드 EU 환경 및 기후변화 집행위원은 “해외 공항사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부과하는 것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외에 몇몇 국가들이 반대해온 사안이다.
앞서 EU는 당장 내년부터 항공분야에서 배출권거래제(ETS·Emissions Trading Scheme)를 시행, EU를 오가는 항공편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EU의 무료배출 허용량을 초과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권을 추가로 구매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외 항공사는 물론이고 EU 항공사, 이들에게 항공기를 판매하는 에어버스 등도 강하게 반대해왔다.
다만 헤더가드 집행위원은 해외 항송사들의 반발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몇년간 지지부진했던 글로벌 항공업계에 대한 배출권거래제 시행 논의가 최근 유엔(UN)내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글로벌 항공사들에게 이산화탄소 배출 부담을 지우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합의했다. 헤더가드 위원은 “이는 몇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합의로, 아주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ICAO에서의 논의가 결실을 맺지 못할 경우 자동적으로 이같은 조치가 다시 시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오바마, 재계-노조에 지지호소..재정절벽 ‘속도전’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 해결을 위해 의회와의 논의에 앞서 재계와 대중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3일 미 노동계 지도자들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14일에는 재계 최고경영자(CEO)들과도 회동을 갖고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자신의 제안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지출 삭감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제안해놓고 있는데, 오는 16일 백악관에서 재선 이후 민주당, 공화당 등 의회 지도부와 갖는 첫 회동 이전에 노조, 기업체 CEO들과의 면담을 잡는 것도 의회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정부 채무한도 상한 상향을 둘러싸고 의회와의 협상에만 치중하다 실패를 경험했던 점도 이같은 전략을 세우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댄 파이퍼 백악관 공보국장은 “모든 대통령이 성공과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작년 여름에 맛본 실패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이같은 전략을 세운 것은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로 대중들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일정부분 세금 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실제 공화당 내에서도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와 톰 프라이스 의원 등이 최근 ‘세수를 인상하는 방안이 이번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종전에 세수 인상에 반대했던데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물론 공화당은 여전히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복지 예산에서의 대규모 지출 삭감을 강조하고 있긴 하다.
◇ 재정절벽 우려 지나쳐..글로벌증시 반등론 커진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재정절벽 우려가 부각되며 글로벌 주식시장 가치가 1조달러나 급감하자 일부 대형 투자기관들을 중심으로 “지나치다”며 증시 회복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총 3500억달러를 운용하는 도이체방크의 DWS인베스트먼트부문의 베티나 뮬러 펀드매니저는 “강했던 시장이 그렇게 빨리 추락했다는 점이 놀랍고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결국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 역시 미국 의회가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낼 확률을 최대 70%로 높게 잡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미국 경제를 침체로 빠뜨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 정치인들의 이성적인 접근을 기대했다. 이어 “재정절벽 문제를 해결하느냐보다는 의회가 경제에 발목을 잡지 않고 경제를 부양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최대 세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여전히 회사채와 배당관련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며 재정절벽에 따른 기업 부담 확대와 배당 감소를 우려하는 시장 참가자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반박했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채권 수석스트래티지스트는 “재정절벽 문제만 극복한다면 앞으로 시장이 크게 하락할 여지가 거의 사라질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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