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금리 잇단 인하…증권사 전략 바뀐다

이정훈 기자I 2008.11.29 15:56:10

동양종금·미래에셋 등 선발사 줄줄이 금리인하
금리매력 저하…이체수수료 면제 등 대안 모색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기 힘들어지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금리를 차례로 내리고 있다.

CMA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주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품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더 떨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다양한 절세혜택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MA 잔고에서 증권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동양종금증권(003470)이 CMA 금리를 다음달 1일부터 내리기로 했다.

RP형 CMA 금리를 약정기간에 따라 낮게는 0.15%포인트(15bp), 높게는 20bp 인하하기로 했다. 결국 RP형 CMA 금리는 5%대 초반인 5.15~5.20%로 내려가게 됐다.

이는 이달들어 대우증권(006800)미래에셋증권(037620), 현대증권(003450), 굿모닝신한증권에 이어 다섯번째. 이 뿐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도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월별 증권사 CMA 계좌수 및 잔고 추이(*11월 수치는 21일까지 집계)
지난달부터 한국은행이 한꺼번에 125bp나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에도 CMA 금리를 손대지 않았던 증권사들이 더이상 높은 수익률을 맞춰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내 증권업계에서 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주요 증권사들이 금리를 모두 내리면서 CMA 금리는 4%대 후반 내지는 5%대 초반에서 당분간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6%대 후반의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고 저축은행들도 8%에 이르는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있어 증권사 CMA의 금리 매력은 상대적으로 더 낮아지게 된 셈이다.

결국 이는 CMA에 들어와 있는 중장기성 자금들의 추가적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위안이 되는 것은, 지난 2개월 연속으로 급감하던 증권사 CMA 잔고가 이달 들어서는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CMA 잔고는 29조3763억원으로 전월말대비 2.67% 증가했다. 9월 1.11%, 10월 10.53% 감소 이후 석 달만에 증가세다.

또 증가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CMA 계좌수도 763만4495개로 전월말대비 2.31% 늘어났다.

이처럼 일각에서 제기되던 `CMA 런(run)`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이고 있는 가운데 CMA 금리 역시 현실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전략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현대증권은 개인대상 RP형 CMA 금리를 낮추면서도 법인용 특판 RP형 CMA 금리는 오히려 30bp나 인상해 법인을 상대로 한 자금 유치에 영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CMA 금리를 낮추는 대신 급여이체 등록계좌나 CMA 월평잔이 500만원 이상이거나 적립식 펀드로 10만원 이상 자동이체할 때 온라인 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헤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증권(016360)은 `삼성CMA+절세팩`을 내놓고 CMA 가입 한번으로 3대 절세형 상품인 장기주택마련펀드, 신개인연금저축, 장기적립식주식형 펀드에 동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MA로의 자금 이탈이 일부 나타날 순 있지만 잦은 입출금에 비해 높은 금리가 장점이고 고객들 역시 금리 변동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며 "이같은 혜택들을 부여할 경우 CMA 잔고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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