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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100억불 넘어"

안근모 기자I 2002.12.30 08:40:00

우량채 투자, 10%대 수익률..유로채권에서는 20%대 대박

[edaily 안근모기자] 한국은행이 올 한해동안 외환보유액을 운용해 10%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 100억 달러를 훨씬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달러화 표시 기준). 전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으로 선진국 국채 등 한국은행이 집중투자하고 있는 초우량 등급 채권 값이 크게 오른 덕이다. 특히 유로표시 채권투자에서는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평가익까지 더해져 연 20%대의 고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외화자산 운용에 정통한 국제금융계 관계자는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 정부채와 AAA급 우량 채권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범세계적인 금리하락(채권가격 상승)에 힘입어 높은 투자 수익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행과 대만중앙은행의 경우 우량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이 매우 높아 올해중 연 10%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중국, 대만과 같은 아시아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중 유로화 비중도 높아 유로화 자산의 환평가익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한국은행의 경우 유럽 채권투자에서는 연 20% 이상의 수익률로 40억∼50억 달러를 번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유로화 가치가 바닥을 헤매던 지난 2000년이후 유로표시 자산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27일 현재 미국 국채(T. Note) 10년물 금리는 3.81%로 작년말 5.03%에 비해 무려 122bp 하락(채권가격 9%대 상승)했다. 작년말 투자분의 경우 연 4∼5% 수준의 이자수익까지 포함, 10%대 중반의 고수익을 달성한 셈이다. 연 4%대 이자율의 독일 정부채의 경우 가격이 5.5% 가량 상승한 가운데 유로화 절상에 따른 환평가익이 무려 16% 수준에 달하는 등 20%대 후반의 수익률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작년말에 비해 166억8700만 달러 불어난 1195억800만 달러(12월15일 기준)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쟁과 북한핵 파문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선진국 국채가격과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외환보유액은 연말 1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중 이자 등 실현수익은 당해연도 한국은행 이익으로 결산돼 상당 부분이 정부 세입으로 납부된다. 한편 관계자는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SIC)는 적지 않은 투자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과 달리 외환보유액을 이머징마켓 채권과 주식 등 고수익 고위험 자산에 적극 투자했다 낭패를 본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외화표시 고수익 상품에 집중 투자했던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도 적지 않은 평가손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기업의 회계부정과 브라질 외환위기 등의 악재가 잇따른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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