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우기자] 13일 별세한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은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다. 84년 박인천 창업주가 타계한 후 장남인 박성용씨가 회장직을 물려받았고 96년 그룹 경영권을 박정구 회장에게 다시 넘겼다. 박성용씨는 그 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박성용 명예회장이 대통령 경제비서관과 서강대교수를 거친 학자풍이었다면 박정구 회장은 외향적이고 보스기질을 갖춘 전형적인 사업가 스타일이었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72년 광주고속 사장을 시작으로 금호타이어, 금호건설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을 거쳐 그룹의 구석구석을 파악하고 있던 박 회장은 취임 이후 바이오산업 등에 적극 진출하고 계열사간 과감한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정보통신, 바이오 산업 등 진출과 금호생명과 동아생명의 합병, 금호종금과 금호캐피탈 합병 건 등을 진행한 것이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중국붐이 일기전 일찌감치 중국에 눈을 돌려 기반을 닦은 점도 업적으로 평가된다.
박정구 회장은 41년간 그룹 경영 일선에 참여해 경험이 풍부하고 의를 앞세운 선이 굵은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영업을 강조, 영업출신 CEO를 중용했다. 전문경영인 가운데 절반 이상도 내로라 하는 영업통이다. 사회활동도 활발한 편이어서 97년에는 전경련과 경총 부회장 직을 맡았고 2000년에는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폐암으로 미국에서 7개월간 치료를 받은 뒤 지난해 9월부터는 주로 집에서 업무를 보며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였고 일상적인 업무는 동생인 박삼구 부회장이 주로 챙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