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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물림 사고 폭증하자…보험사 "핏불은 가입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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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7.04 08:30:00

보험금 지급액 18억달러 돌파…견종별 가입 제한·보험료 차등 확산
미국선 '견종 차별' 논란까지…보험연 "국내 책임보험 운영도 시사점"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미국에서 개물림 사고가 급증하면서 보험업계가 반려견 책임보험 가입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보험금 지급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자 핏불(Pit Bull)과 로트와일러(Rottweiler) 등 일부 견종의 가입을 제한하거나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견종만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인 위험평가인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보험정보연구소(Triple-I)는 지난해 개물림 사고 관련 보험금 청구 건수가 2만8450건으로 전년(2만2658건)보다 25.6%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은 18억62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사고 한 건당 평균 지급액은 6만5450달러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의료비뿐 아니라 피해자와의 합의금, 법원 판결금, 배심원 평결에 따른 손해배상액 등이 커진 영향이다.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보험사들의 위험관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핏불과 로트와일러 등 공격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견종을 책임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추가 담보 가입을 요구하고 있다. 견종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의 개물림 사고 책임법리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주마다 법체계가 달라 개물림 사고 책임 기준도 다르다. 일부 주는 과거 공격 이력이 있는 개라는 사실을 견주가 알고 있었는지가 책임 판단의 기준이 되는 ‘원 바이트 법칙(One-Bite Rule)’을 적용한다. 반면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일리노이 등 다수의 주는 사고 발생만으로 견주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엄격책임(Strict Liability)’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엄격책임이 적용되면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쉬워지고 보험금 청구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견종만을 기준으로 가입을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 위험평가 방식인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보험감독당국(NAIC)은 지난해 특정 견종 중심 언더라이팅의 적절성과 소비자 불이익 가능성을 주요 현안으로 논의했다. 뉴욕주와 네바다주 등 일부 지역은 보험사가 견종만을 이유로 책임보험 가입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했다.

보험업계 안에서도 개별 반려견의 공격 이력이나 훈련 상태, 행동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미국 사례가 반려동물 사고가 단순한 안전 문제가 아니라 보험산업의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2021년부터 맹견 소유자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만큼 향후 책임보험 운영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위험기반 언더라이팅 간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연구원은 “미국에서는 개물림 사고 증가와 함께 손해율 악화, 보험사의 언더라이팅 강화, 소비자 차별 논란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배상책임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합리적인 위험평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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