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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다음달 1일부터 인상 가격을 적용한다. 세부 품목과 인상률은 달라질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판매 채널과 지난해 협의를 마쳤던 사안”이라며 “당시 인상하려던 대형마트·편의점 판매가격을 뒤늦게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11월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가 반나절 만에 이를 철회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강력하게 주문한 과정에서 가격인상이 부담스러워서였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빵·우유·과자·커피·라면·식용유 등 2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확인한다는 방침까지 정했다.
다만 최근 주요 원재료 인상이 이어지면서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것도 10개월만에 다시 가격인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의 원료인 원초 가격 인상에 CJ제일제당(097950)과 동원F&B(049770)가 김 가격을 올렸다. 국제 코코아 가격이 치솟으면서 롯데웰푸드(280360)도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두 가격도 올라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스틱 커피 등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오뚜기도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고환율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과 소스류의 필수 재료인 소금과 설탕 가격이 치솟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과 설탕의 물가는 각각 174.73, 144.56으로 전년동기대비 17.6%, 14.8%씩 올랐다. 이는 최근 5개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실적이 저조한 것도 오뚜기가 가격 인상을 감행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592억원, 영업이익 616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0.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23억원으로 0.4% 줄었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 중 국내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내수 의존도가 높다. 제품가격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회사보다 크다.
가장 큰 우려는 업계의 도미노 인상이다. 오뚜기도 가격을 인상한 만큼 정부 눈치를 보던 타 식품사들도 뒤이어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소스와 조미료류 인상 여파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이를 활용하는 일반 식당이나 외식업체도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소금과 설탕은 물론 다른 수입 원재료의 가격까지 올라 철회했던 가격 인상 계획을 불가피하게 단행했다”며 “토마토 페이스트의 경우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물류비 상승도 원가 부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