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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보다 7600원(4.87%) 오른 16만 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4거래일만의 상승세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이 나흘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이날도 299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등하며 ‘공포의 정점’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실제 엔비디아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6.36% 하락한 100.45달러에 마감했고 장 중 90.69달러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상반기 급등했던 엔비디아가 가장 큰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게다가 엔비디아 주가는 차세대 칩(블랙웰 B200) 출시가 애초 예정보다 최소 3개월 늦춰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물론 시장에선 이번 급락이 가격 매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에서 ‘매수’로 올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하며 주가 오버슈팅, AI 반도체 투자의 피크아웃 우려, 고대역폭메모리(HBM) 산업의 경쟁 가중 심화 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말했다.
아직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는 삼성전자는 블랙웰 출시 지연이 오히려 호재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블랙웰 출시 지연이 사실이라면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면서 “올해 8~9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최종 승인을 받아 4분기부터 HBM3E 양산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주의 급락세가 여기서 끝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데다가 대선까지 앞둔 만큼,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급하게 매매하기보다 조금 더 지켜봐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유승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어도 11월까지는 방어적 대응이 필요하며, 반도체의 비중 하향을 권유한다”면서 “거시 지표나 외부 불확실성에 대해 민감한 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는 낙폭이 컸던 만큼 단기 반등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면서 “금리 인하 수혜주인 헬스케어, 건설이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