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예대금리차가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이익 증가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사상 처음으로 1억 1000만원을 넘어섰고 희망퇴직으로 받은 퇴직금 총액은 6억원 안팎 수준까지 불었다.
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은행의 단순 평균 원화 예대 금리 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38%포인트(p)로 2022년(1.16%포인트)보다 0.22%포인트 커졌다. 예대금리차는 대출 금리에서 예금과 같은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은행의 이자수익은 늘어난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1.55%포인트)가 가장 컸고 하나은행(1.37%포인트)·KB국민은행(1.35%포인트)·우리은행(1.33%포인트)·신한은행(1.29%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은행들은 보고서에서 예대금리차 확대 배경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조달 비용은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발 자금경색으로 늘었다가 2023년 감소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계 대상 예대금리차만 따로 보면 5대 은행 평균이 한해 사이 1.21%포인트에서 0.99%포인트로 오히려 0.22%포인트 떨어졌다. 민생 금융 안정 차원에서 우대금리 확대 등 가계대출 부담 완화 조치를 실행한 결과라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은행별 가계 예대 금리 차는 NH농협(1.24%포인트)·KB국민(0.94%포인트)·우리(0.93%포인트)·하나(0.92%포인트)·신한(0.91%포인트) 순으로 컸다.
지난해 은행 직원의 소득과 희망퇴직금도 전반적으로 늘었다. 5대 은행의 작년 직원 근로소득은 평균 1억 1265만원으로 2022년(1억 922만원)보다 3.14% 증가했다. 5대 은행의 평균 연봉이 1억 1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이 1억 182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1억 1566만원)·NH농협은행(1억 1069만원)·우리은행(1억 969만원)·신한은행(1억 898만원)이 뒤를 이었다. 소득 증가율은 우리(7.00%)·KB국민(4.78%)·NH농협(4.38%)·하나(1.04%)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1.13% 정도 평균 연봉이 뒷걸음쳤다.
5대 은행의 평균 희망퇴직금(특별퇴직금)도 3억 5548만원에서 3억 6168만원으로 1.74% 불었다. 희망퇴직 시 특별퇴직금 1위는 하나은행(4억 915만원)이었고 우리은행(4억 265만원)도 4억원대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3억 8100만원)·NH농협은행(3억 813만원)·신한은행(3억 746만원)의 특별퇴직금은 3억원대였다.
5대 은행에서 지난해 희망퇴직한 은행원이 받은 총퇴직금은 평균 6억원 안팎 수준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작년 1인당 법정 기본퇴직금은 1억 8736만원으로 희망퇴직 특별퇴직금 평균(4억 915만원)과 더하면 5억 9651만원이다.